[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FAA "철저히 조사할 것"

17일(현지시간) 연방항공국(FAA)은 보잉 737 맥스9 항공기에 대한 초기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171대의 항공기 중 40대에 대한 검사였죠. 이 결과에 따라 보잉 737 맥스9의 비행 재개 허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데요. FAA는 "이번 검사에서 얻은 데이터를 철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고요.

오도 가도 못하게 된 항공사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잉 737 맥스 항공기의 운항 금지 조치는 무기한 연장됩니다. 이에 곤란해진 건 항공사들이에요. 보잉 737 맥스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죠. 로이터에 따르면, 알래스카와 유나이티드 항공 등은 지난주부터 수백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습니다. 또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항공편을 추가 취소하거나 새로이 편성할 수 없습니다. 물론 다른 국가의 항공사들도 비슷한 상황이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나 강도 높은 조사에 금지 조치라니, 당연하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주요 매체에 따르면,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이륙 직후 회항해 비상 착륙했습니다. 허공으로 떠오른 후 공중에서 동체 측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큰 구멍이 났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구멍 바로 옆의 창가 좌석은 비어 있었으나 가운데와 통로 쪽 좌석에 승객이 앉아 있어,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입니다. 물론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비행기에 갑자기 구멍이 뻥 뚫렸다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죠.

이후 사고가 난 것과 같은 기종인 항공기에 대한 정밀 검사가 이뤄졌는데요. 유나이티드 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의 비상문 등에서도 유사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사고를 겪은 알래스카 항공 외 유나이티드 항공도 이 기종을 이용하는 항공편을 모두 취소해야 했던 건 이 때문이죠.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어요. 13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홋카이도에서 출발해 운항 중이던 전일본공수(ANA) 1182편 보잉 737 항공기가 갑작스레 회항했습니다. 비행 중 조종석 창문에서 균열이 발견됐기 때문이죠. 다행히 회항 과정에서 사고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보잉 항공기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네요.

추락한 보잉 주가

이번 사건은 보잉 항공기, 나아가 보잉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습니다. 당연히 주가도 즉각 반응했는데요. 보잉 주가는 사고 직후 거래일인 8일(현지시간) 8.03% 하락했고, 이후 FAA 검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6일(현지시간) 7.89% 떨어졌습니다. 이에 올해 들어서만 19.44%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죠. 17일(현지시간) 저가매수 흐름 덕분에 그나마 주가가 1.27% 상승 마감했지만, 여전히 하방 압력을 받는 상태입니다.

그럼 보잉 주가는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요? 일단 주가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장애물이 여럿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검사 결과입니다. 결과가 좋게 나와야 하는 건 물론이고 운항 재개를 위해 최대한 빨리 나와야 하죠. 운항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잉의 비용 부담은 커지니까요.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번 일로 인한 하루 지출 비용을 2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FAA가 감독 강화를 시사한 상태라 조사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부담은 더 커지고요. 여기에 더해 평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재무 타격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