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서 전국 1300개 금고 이사장들의 표심은 김인 전 중앙회장 직무대행에게로 향했다. 김 당선자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쇄신하고 땅에 떨어진 새마을금고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꼽힌다.

21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김 당선자는 이날 치러진 제19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며 2026년 3월까지 새마을금고를 이끌게 됐다. 이날 김 당선자는 최천만 후보(전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이사)와 접전을 펼쳤는데 김 당선자가 539표, 최 후보가 465표를 각각 얻었다.

김 당선자는 선거 초반부터 유력 후보로 계속 거론됐다. 하지만 이번 중앙회장 선거가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다는 점, 박차훈 전 회장이 사실상 금품수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점 등에서 김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는 의견은 그리 많지 않았다.

김 당선자가 회장으로 낙점된 데에는 다른 후보와 비교해 대내외적으로 존재감을 크게 부각하고 있던 점이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이전 간선제 때와는 달리 중앙회 출신의 유력 인사가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투표권자들이 후보자를 검증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최근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존재감을 크게 부각한 김 당선자에게 다수가 표를 던졌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선거운동 기간이 13일로 짧고 토론회 등 후보들의 유세 기회도 많지 않아 투표권자들이 후보자를 검증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 당선자는 출마 뒤 박 전 회장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으며 개혁에 의지를 보이긴 했지만 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김 당선자는 박 전 회장 시대에 6년 동안 중앙회에서 부회장직을 맡았고 박 전 회장이 8월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뒤에는 중앙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했다.

김 당선자는 새마을금고 안팎에서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우선 박 전 회장의 그림자를 털어내는 데 역량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번 선거만 해도 금품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회장의 비위에서 비롯됐는데 김 당선자는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여겨진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11월 내놓은 경영혁신안을 이행하는 것도 김 당선자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 들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려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과 경영진들의 비위 사건 등을 겪은 뒤 경영혁신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전문경영인 도입, 회장 단임제 도입 등 방안이 담긴 혁신안을 마련했다.

새마을금고와 관련한 부동산 PF 부실 우려를 잠재우고 건전성을 강화해야 하는 점도 김 당선자의 과제로 꼽힌다. 또 행정안전부뿐 아니라 금융당국과도 원활한 소통을 이뤄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행정안전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과 새마을금고의 재무 건전성이 등 지표를 감시·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두고 업무협약을 곧 체결한다.

김 당선자는 1952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남대문시장주식회사 사장, 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