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는 오는 22일 결성총회를 열고 'DSC 세컨더리 패키지 인수 펀드 제1호'를 출범할 예정이다. 약정총액 규모는 2030억원, 성과보수를 받는 기준수익률(IRR)은 8%다.

DSC인베스트는 지난 9월 산업은행이 주관한 '2023년 정책지원펀드 출자사업'에서 세컨더리 대형 부문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내며 펀드 결성에 착수했다. 산업은행 출자금 600억원을 밑천 삼아 20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펀드 결성시한은 내년 4월말까지였다. 여기에 부득이한 경우 3개월 이내 연장 가능한 조건이 포함돼있어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펀드레이징(자금모집)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을 고려한 조건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SC인베스트는 정해진 결성시한 보다 한참 빠르게 펀드레이징 작업을 마무리했다. 군인공제회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출자사업에서 잇달아 승전보를 울린 덕분이다. 군인공제회에서 200억원, 사학연금에서 15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했다.

나머지 자금은 일반 기업과 금융권 등 민간 영역에서 조달했다. DSC인베스트도 GP커밋(운용사출자금)으로 200억원을 출자하며 펀드 운용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했다. 대다수 운용사가 결성시한을 연기할 정도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남다른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펀드 운용성과가 좋을 경우 조기결성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정책지원펀드 출자사업 공고 당시 '연내 목표결성금액 이상으로 자펀드를 결성할 경우 자사가 배분받을 초과수익의 10%를 운용사에 지급'한다는 당근책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DSC인베스트는 신규 결성한 세컨더리펀드로 기존 펀드가 보유한 투자자산이나 구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펀드 청산을 앞두고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운용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이성훈 이사가 맡는다. 한국투자증권 기업공개(IPO)팀을 거쳐 DSC인베스트에 합류한 투자심사역이다. 뽀득, 딜리셔스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핵심 운용인력으로는 이경호 상무, 노승관 이사, 이계민 수석팀장, 강성민 팀장이 이름을 올렸다.

DSC인베스트는 앞서도 꾸준히 세컨더리펀드를 운용해 준수한 성과를 거둬왔다. 직방, 두나무, 팀프레시 등 기업들의 구주를 사들여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작년엔 2021년 주당 20만원에 인수한 두나무 구주를 주당 27만원에 처분, 1년 만에 140억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번 펀드 결성으로 DSC인베스트의 운용자산(AUM)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내년부터는 관리보수로 수취할 영업수익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결성한 '디에스씨 홈런 펀드 제1호(약정총액 2480억원)'와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