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이마트의 신용도가 하향조정됐다. 최근 2년 간 진행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빠르게 확대된 영향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기평은 등급조정 사유로 지마켓, W컨셉코리아, 야구단 인수 등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급상승한 점과 이커머스와 건설 부문의 실적 부진을 꼽았다.

이마트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2조1000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68.6%나 줄었다. 이커머스 수요의 가파른 성장에도 점포 확장을 통해 매출 개선을 이뤘지만 이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은 악화한 것이다. 해당 기간 이마트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866억원 늘어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가 2021년부터 진행해온 대규모 인수합병(M&A)은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엔 지마켓, W컨셉코리아, SK와이번스,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으로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작년에는 약 3000억원을 들여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인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이마트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말 4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9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도 112.8%에서 146.2%로 33.4%포인트(p) 상승했다.

장미수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이마트 가양점·성수점 매각, 자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 일부를 충당했지만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투자부담으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급증했다"며 "올해 들어서도 유통·식음료 부문 점포망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3분기 누적기준 영업 실적 부진 등으로 재무구조가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한 지마켓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누적기준 지마켓은 3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SG닷컴 역시 3분기 646억원의 적자를 냈다.

장 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 영향으로 이마트의 이커머스 부문 수익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며 "건설 부문(신세계건설)이 원가부담 급증,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에 대한 대손상각비 인식 등으로 작년부터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신용도 하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이마트가 단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 중이다. 유통 사업의 경우 할인점·기업형슈퍼마켓(SSM)·편의점 간 통합체계 구축 작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진행 속도, 비용절감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단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소비심리 위축, 이커머스의 높은 경쟁 강도 등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유통 사업은 할인점, SSM, 편의점의 통합체계 구축을 통해 매입협상력 강화, 물류 효율성 개선 등 수익구조 제고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모니터링이 필요한 단계"라며 "게다가 할인점 점포 리뉴얼 및 신규 점포 출점, SSM·편의점 및 식음료 부문 투자부담 지속, 건설부문의 실적 부진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인한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을 감안하면 자금조달 규모 축소 및 지연 가능성, 재무구조 가변성 등이 내재돼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