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내년 부동산 시장은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 강세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세 강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주택의 세금 관련 문제와 실거주 의무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지영 아이웰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딜사이트 주최로 열린 '2024 경제전망포럼'에서 '공급 가뭄의 시대 : 집 살까 말까' 주제발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공급량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인허가가 줄어들고 분양도 사라지고 있는데 이는 전세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서울 청약 시장은 경쟁률이 100:1이 넘었지만 하반기 들어 경쟁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정 대표는 "청약은 다주택자도 넣을 수 있어 경쟁률이 높았고 분양가상한제 지역의 분양가가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과 인천은 입주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인허가 물량도 지난 6월 기준 작년 대비 수도권은 48.8% 줄었고 서울만 79.1% 감소했다. 현재 입주 물량이 사라진 이유는 경기가 악화한 탓이다. 그는 "2015년 조합설립인가가 나지 않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영향으로 인허가가 줄었다"며 "이에 더해 올해 건설 경기가 나빠지면서 인허가 전 단계인 착공이 이뤄지지 않거나 연기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에서 제일 중요한 지표로 '미분양 현황'을 꼽았다. 정 대표는 "올 1월 이후로 미분양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인천을 제외한 수도권은 작년 대비 전체적인 분양이 줄어들면서 미분양 문제가 많이 해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분양의 원인은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우선 분양가가 비싼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미분양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니 같은 경우 내년 입주인 후분양 단지기 때문에 분양가가 비쌌고 바로 입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무순위 접수'나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두 번째는 공급이 과다한 경우인데 서울지역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세 번째로는 서울에서도 종종 입지가 안 좋은 곳일 경우 미분양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부동산 시장 변수로 '금리'를 짚었다. 그는 "금리가 오른다면 전셋값은 반등하지 못하고 주저앉으면서 월세 우위 시장으로 돌아간다"며 "반면 금리가 내릴 경우 전셋값이 오르게 되고 사람들의 매매 심리가 나타나면서 매매가가 오른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금융상품으로 인해 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대표는 "올해 고금리 국면에 접어들자 특례보금자리론이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이 출시됐듯 내년에도 금리 부담을 낮춰줄 정책금융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내년 신생아 특례 보금자리론이 출시할 계획이 나오자 신혼부부들의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전세 강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주택의 세금 관련 문제와 실거주 의무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거주 의무란 수도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에 실거주 의무기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전월세 금지법'으로도 불린다. 그는 "비주택에 해당하는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은 규제 탓에 거래조차 일어나지 않고 분양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겨우 수요를 받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들은 대체로 입지가 좋은 곳들인데 실거주 의무가 있다"며 "실거주 의무 탓에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전셋값이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면 4만 정도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