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남광토건이 우여곡절 끝에 준공승인(사용승인)을 받아낸 파주 사업장의 채무를 다시 인수할 처지에 놓였다. 남광토건은 이 사업장의 책임준공 계약을 맺고 공사에 참여했지만, 앞서 두 번이나 준공 기일을 맞추지 못해 채무인수의 위기에 처했다. 그때마다 가까스로 대주단과 협의해 기한이익을 부활시키고 결국 사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현재는 하자보수 민원에 시달리며 계약파기에 따른 잡음도 나고 있다. 이에 사업장의 현금흐름이 원활하게 정리되지 않자 채무보증을 섰던 남광토건이 사업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잔액을 다시 인수하게 됐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시행사 에이치비씨티로부터 수주한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 1431번지 일원에 위치한 운정역 HB하우스토리 시티(파주 운정 오피스텔)의 준공승인을 최근 마무리했다. 사업 규모는 대지면적 3065㎡, 건축연면적 3만6200㎡, 지하 6층~지상 18층의 오피스텔 420실 및 근린생활시설이다.

이 사업을 위해 시행사가 일으킨 PF대출은 410억원이다. 이 중 현재 미상환 PF대출은 220억원이다. 여기서 대출 연장 협약에 포함된 금액이 140억원, 포함되지 않고 곧바로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80억원이다.

대주단과 대출 연장에 협의한 기간은 내년 6월3일이다. 이 시기까지 140억원의 120%에 달하는 168억원은 남광토건이 채무보증을 지속해야 한다. 대주단은 ▲신한캐피탈 ▲효성캐피탈 ▲운정주거제일차 등이다.

대주단이 대출 연장에 협의하지 않은 80억원의 채무는 남광토건이 곧바로 인수해야 한다. 남광토건 이사회에서는 이달 11일 채무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앞으로 상황을 잘 정리하더라도 해당 사업장에서 수익을 내기는 매우 어려워졌다. 2020년 8월 에이치비씨티가 신탁사인 KB부동산신탁과 관리형토지신탁 계약을 맺을 당시의 사업수지표를 살펴보면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의 분양으로 발생하는 예상 수익은 1333억원, 매출원가는 1129억원이다. 이에 따라 사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렇게 예측한 사업이익은 프로젝트의 분양대금이 원만하게 모두 입금이 되고, 매출원가도 2020년 당시와 차이가 없어야 가능한 수치다.

현재는 두 부분 모두 상황이 악화했다. 부실시공과 하자보수 관련한 민원으로 입주예정자들이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상황이고, 원자재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인건비와 공사비가 부쩍 늘어났다. 건설경기가 악화하자 남광토건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특히 운정역 HB하우스토리 시티의 이번 부실시공 논란으로 인해 고준호 경기도의원까지 나서 준공승인을 내준 파주시청을 성토하고 있다. 남광토건의 채무인수와는 별개로 대규모 소송전까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남광토건은 현재 운정역 HB하우스토리 시티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입주예정자들에게 성실히 하자보수해 줄 것이란 의견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