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부광약품이 OCI그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지 주목된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연구개발비용 부담까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모회사인 OCI홀딩스가 부광약품의 지분을 확대하는 형태로 자금지원에 나설 수 있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주저앉았다. 같은기간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218억, 227억원으로 적자폭이 악화됐다. 이 같은 실적은 전문의약품 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력 제품중 하나인 간질환 치료제 '레가론'만 하더라도 건강보험 급여 삭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36억원의 매출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 대비(101억원) 64.4%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정' 또한 138억원에서 50억원으로 63.8%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제품들의 매출이 위축됐다. 이 와중에 연구개발(R&D)비용은 255억원으로 12.3% 늘며 수익성 발목을 잡았다.

부광약품의 연구개발 비용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약개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상황도 좋지 않다. 이 회사는 현재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 등 운동장애와 관련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IPO(기업공개)추진 또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당초 2021년 기술성평가를 한 차례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후 내년 초 재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었지만, 이마저도 다시 내년 중으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예전 기술성평가에서 한번 잘되지 않았다보니 내년 초로 예정된 'JM-010' 임상 2상 결과가 유의미하게 나온 이후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임상결과가 좋게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IPO를 추진한다는 입장인만큼 결과가 좋지 않으면 IPO 자체도 안갯속에 빠질 수 있단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우현 OCI 회장과 함께 공동경영체제를 이어온 유희원 대표까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사임했다. 2015년 대표에 오른 '임상전문가' 유 전 대표는 지난해 초 OCI가 부광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임기만료로 물러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줄곧 부광약품의 신약 개발을 진두지휘 해왔지만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부광약품의 분위기가 이처럼 어수선해지자, OCI홀딩스는 서진석 사장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부광약품의 실적 개선 등을 위한 경영지원에 나선 셈이다. 업계에선 서진석 사장이 추후 부광약품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일각에서는 OCI가 부광약품을 상대로 단순 인적지원 외 연구개발비용 등 자금 수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부광약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낙점한 만큼 시너지 창출에 두 팔 걷어붙일 확률이 크단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 관계자는 "자사는 불합리한 거래조건 및 거래구조의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우수거래처 위주로 도매거래처를 절반인 400곳으로 줄이는 등 거래처 재편에 나선 상태로 이를 통해 충분히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약품에 대한 악재가 겹쳤지만 처방 실적으로 보면 전년동기대비 품목별 최고 8.7%까지 성장한 만큼 해당 이슈는 올해 안으로 정리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이라던지, 모기업으로부터의 자금 지원등은 예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