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진의 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주성균 경영기획실장(전무)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한진그룹 기획재무담당을 거친  '재무통'으로 회사의 제칠 개선에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정작 임기 내내 차입부담을 덜어내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까닭이다. 

주 전무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한진그룹 구조조정실 기획팀장, 경영지원실 기획재무담당 등 그룹의 기획·재무라인에서만 10년 이상을 재직한 재무 전문가다. 이후 2015년 대한항공 인천화물운송지점 부지점장을 거쳐 2016년 1월 재무관리실장 겸 렌터카 총괄 역할로 ㈜한진에 둥지를 틀었다.

주성균 전무는 이 기간 ㈜한진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여러 '기술'을 활용했다. 먼저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대거 정리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렌터카부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산 범일동 부동산 매각 등이다. ㈜한진은 2016년부터 진행한 일련의 작업으로 83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주 전무는 이어선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1284억원을 추가로 조달하는 수완도 보였다.

이러한 그룹 재무통의 전략은 한 동안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한몫했단 평가를 받았다. 주 전무 부임 첫 해인 2016년말 51.6%에 달했던 ㈜한진 연결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말 37.3%까지 축소된 것이다.

하지만 ㈜한진의 재무안정성은 2019년부터 또다시 흔들렸다. 리스회계 도입으로 임차물이 부채로 잡힌 영향도 있었지만 차입금을 온전히 상환하지 못한 여파였다. 그 결과 ㈜한진의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53.9%로 치솟았고 각종 자산매각, 유상증자가 효과가 반영된 올 상반기 말에도 47.8%에 달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유증과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가 일부 개선됐지만 절대적 차입 부담이 과중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주 전무가 감내할 차입 부담은 내년부터 더 커질 전망이기도 하다. 먼저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규모가 예전보다 커진 점이 꼽힌다. 8일 기준 ㈜한진이 1년 내 차환 및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2870억원으로 올해 차환 및 상환한 물량(2000억원)대비 43.5% 확대됐다. 아울러 6월말 기준 은행권 유동부채 1400억원 또한 1년 내 해소해야 할 부담도 지고 있다.

문제는 대규모 차입금을 상환 할 체력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한진의 연평균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594억원에 그쳤다. 아울러 2025년까지 택배 등에 1778억원의 투자를 집행키로 한 터라 시설투자 속도 조절, 추가 자산매각 없인 상환자금을 만들기 쉽잖은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은 ㈜한진이 차입금을 일단 차환한 뒤, 현금창출력이 개선될 시점에 상환하지 않겠냔 반응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차환의 경우에는 만기도래 회사채 금리(기존 3.29~6.77%)에 현재의 기준금리(3.5%)가 적용되는 만큼 ㈜한진의 금융비용 지출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이 올 연말 준공됨에 따라 투자 관련 자금 소요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허브앤스포크 체제 운영을 통한 택배사업의 운영효율 개선, 타사 주식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