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신세계가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회사 신세계디에프, 신세계까사 등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주력 사업인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소비침체 여파에 고정비 부담이 더해지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신세계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975억원, 영업이익 1318억원을 달성했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4%, 영업이익은 13.9% 줄어든 금액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4.6% 감소한 618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별로 보면 백화점 부문의 3분기 별도 매출(광주·대구·대전신세계 합산)은 6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소폭 줄었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 다만 회사 측은 나름 선방한 실적으로 분석 중이다. ▲강남점 영패션 전문관 '뉴스트리트' 리뉴얼 오픈 ▲경기점 아동·골프·영화관 재단장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참여 등 오프라인 공간 혁신과 콘텐츠 차별화로 경기침체 속에서 작년과 비슷한 매출 수준을 유지했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은 928억원으로 전년 동기(1094억원) 대비 15.2% 줄었다. 물가 상승과 함께 관리비, 판촉비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신세계는 연말까지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인 '신백선물관'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는 동시에 백화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리뉴얼 하는 등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회사들은 엇갈린 성적을 보였다. 신세계디에프, 신세계까사 등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외형과 내실 모두 악화됐다. 먼저 신세계디에프는 올 3분기 매출 4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줄어든 금액을 기록했다.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에게 주던 송객수수료를 낮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이 송객수수료가 40%까지 늘어났었지만 이를 다시 낮추자 따이공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고 개별 여행객(FIT) 비중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0.8% 증가한 133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도 호텔 투숙율과 임대 매장의 실적 상승에 힘입어 매출 942억원, 영업이익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10.2% 늘어난 금액을 달성했다. 또한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맥을 못 추리던 신세계까사도 올 3분기 손실 폭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상반기 출시한 붙박이장 신제품과 올 7월 수면 특화 브랜드로 거듭난 '마테라소'의 침대 컬렉션 등 고마진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인 영향이 컸다. 이에 신세계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줄었고 영업손실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58억원) 대비 40억원 가량 적자 폭을 줄였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 말 '셀린느' 등 핵심 브랜드 계약이 종료된 여파가 지속되며 매출은 3158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 75.1% 줄어든 금액이다. 회사 측은 꾸레쥬, 뷰오리 등 올 9월부터 새롭게 편입된 글로벌 인기 브랜드들이 4분기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단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과 연결 회사들의 내실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선전했다"며 "백화점 온·오프라인 혁신과 각사 핵심 경쟁력을 높여 4분기 개선된 실적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