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하이테크 영역의 강화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장을 늘리며 이에 따른 인력과 기술력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24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2008년부터 현재까지 19개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미글로벌은 일정 수준 경험을 쌓은 후 점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의 '각(閣) 춘천' 데이터센터가 있다. 네이버는 지역명 앞에 각을 붙여 데이터센터를 개소 중인데 이는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했던 합천 해인사 장경각을 표방한 것이다.

한미글로벌은 각 춘천 데이터센터 사업을 2012년 7월 수주해 2013년부터 프로젝트 관리를 맡았다. 각 춘천 데이터센터는 재난 가능성을 미리 예방하고자 업무연속성관리(BCM)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시설물의 자연재해 가능성 등을 분석해 시설별 비상대응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덕분에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의 먹통 사태와 같은 재난을 방지할 수 있었다.

주요 선진국의 BCM 적용률이 70%대인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는 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보험사 등 제한적 기업에만 도입한 탓이다. 이를 감안하면 10년 전부터 BCM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파격적인 행보로 볼 수 있다.

한미글로벌은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도 PM을 맡아 BCM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올해 상반기 완공했다.

한미글로벌은 타 PM 기업이 시공 부문에서 주로 역량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기획단계부터 준공까지 전 주기의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프리콘(Pre-con) 서비스라고 일컫는데 원가관리와 공사기간 단축이 장점이다. 발주자와 설계사, 시공사가 기획 단계부터 협업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식이기에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한미글로벌은 하나금융 데이터센터의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 확대 움직임은 그룹의 인력구성비와 임원인사에서도 드러난다. 한미글로벌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은 2026명인데 이 중 ▲건축사 및 기술사 175명 ▲석‧박사 211명 ▲외국인 162명 등 35% 가량을 전문인력으로 구성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 직원 규모는 82명이 늘어나 2108명으로 집계됐다.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상반기 증원 인력 중 대다수가 전문가로 구성됐다는 전언이다.

지난해에는 하이테크사업부의 권세형 전무를 신임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향후 반도체 공장 및 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일감 수주를 늘리겠다는 의중을 비쳤다. 권 부사장은 미등기임원 중 최고 직급이다. 한미글로벌 매출 중 약 30% 이상이 하이테크 부문에서 나온다. 앞으로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으로 데이터센터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부터 국내 투자자들까지 다양한 프로젝트 수요가 생기고 있다"라며 "현재까지 한미글로벌이 축적한 프로젝트 매니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데이터센터 수주를 늘릴 방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