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기업공개(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준비를 완료한 데 이어 무상증자·상환전환우선주(RCPS) 보통주 전환 등 사전정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푸드테크 1호 상장사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식신은 최근 발행 주식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존 379만1361주였던 주식은 758만3262주로 늘었다. IPO를 앞두고 유통 가능 주식 수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식신은 지난 2019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임하고 증시상장을 준비해왔다.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RCPS의 보통주 전환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RCPS는 상환권(현금)과 전환권(주식)이 동시에 부여된 우선주다.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기 때문에 IPO 준비 기업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사전에 이를 보통주로 전환한다. 식신은 지난 2012년 시리즈A(20억원)를 시작으로 2021년 6월까지 RCPS를 발행하며 200억원에 가까운 외부투자금을 유치했다.

시리즈A 투자자인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마이벤처파트너스, 대성창업투자는 지난해 9월 보유RCPS 전부를 보통주로 전환(전환가액 4110원)했다. HB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 등 시리즈B 투자자들도 보유 지분 일부를 보통주(전환가액 7500~9000원)로 바꾸고 있다. 남은 RCPS는 구체적인 상장 계획에 발맞춰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식신은 지난달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A·BBB 등급 이상)도 통과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 내 증시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르면 내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식신의 성장 속도와 시장 내 입지를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가 12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신은 지난 2010년 설립된 회사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신e식권'과 맛집 정보 서비스 '식신'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지능형 결제, 복합단말 등 기술력으로 고객사를 확보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메디슨을 포함한 880개 기업 내 직장인 약 23만명이 사용한다. 올해 거래액 규모는 1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빠른 고객기반 확대에 힘입어 식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8억원으로 44%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7억원에서 22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 5월 월간 거래액이 손익분기점(BEP)인 120억원을 돌파하면서 흑자 전환 달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민간기업 위주였던 고객사가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식신은 증시상장을 통해 약 30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식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을 통해 가맹사와 고객사를 늘리는 한편,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프랑스 에덴레드(Edenred)와 같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IB업계 관계자는 "식신은 국내 모바일 식권 업체 중 가장 많은 회원·고객사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업계 내 첫 흑자기업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국내 식권 시장 확대와 함께 식신도 영업기반을 꾸준하게 넓히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평가를 기대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