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카카오가 기술 탈취 등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 따르면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오는 2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 대상으로 열리는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산자위 의원들은 스타트업 기술 침해 논란과 관련해 홍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먼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는 경쟁사 스마트스코어의 아이디어를 도용하고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VX와 스마트스코어는 골프 관련 플랫폼을 각기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2월 카카오VX가 자사 골프장 스코어 운영 솔루션 등을 모방한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 직원들이 자사 골프장 관리자 페이지에 무단 접속해 운영 정보를 확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산자위는 문태식 카카오VX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감 현장에서 카카오VX의 기술 도용 의혹을 재차 제기했고 그 뒤인 13일 홍 대표가 종합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카카오헬스케어도 헬스케어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4분기에 스마트폰 기반의 혈당관리 솔루션 '파스타(가칭)'를 출시할 예정이다. 닥터다이어리는 2017년부터 혈당관리 플랫폼 '닥터다이어리'를 운영 중이다.

닥터다이어리는 2020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제안을 받아 기업설명회를 했다. 2021년에는 카카오브레인으로부터 공동 사업 제안을 받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정보가 카카오헬스케어로 갔을 수 있다고 닥터다이어리 측은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맨으로부터 기술 탈취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화물맨 인수를 검토했다가 철회했는데 이 과정에서 운임 자동 정산과 맞춤형 정보 제공 등 기술과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는 것이 화물맨 측의 주장이다.

다만 카카오 계열사들은 자사를 상대로 제기된 기술 탈취 의혹이 모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VX의 경우 법원에서 9월 스마트스코어가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등 금지청구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가처분 심리 과정에서 스마트스코어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카카오VX의 부정경쟁행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카카오모빌리티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화물맨에서 자사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는 '빠른 정산'과 '맞춤형 오더'는 여러 국내 물류 플랫폼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제공한 기능"이라며 "화물맨 고유의 아이디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