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사무용품 제조·판매사인 양지사가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주력사업인 국내 인쇄시장의 성장 한계와 함께 늘어난 외주비용 부담이 단단히 발목을 잡고 있다. 시장에선 양지사가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선 새로운 사업다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자체적인 생산설비 확충 등의 투자에 조속히 나서야 한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양지사는 올해 회계연도(2022년 7월1일~2023년 6월30일) 별도기준 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특히 6억원 손실에 그쳤던 2022 회계연도(2021년 7월1일~2022년 6월30일)와 비교하면 영업적자 폭이 1050%나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449억원에서 621억원으로 38.3% 늘어나며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실속은 챙기지 못한 셈이다.

시장에선 양지사가 수익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를 시장 구조적인 한계에서 찾고 있다. 저(低)출산으로 인구는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현재 국내 인쇄산업은 가히 '난립'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나아가 2010년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인쇄물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인쇄산업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으며 온전한 수익을 내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양지사는 국내 수요 부족을 수출로 상쇄하기 위해 해외문구박람회에 참가하고 코트라(KOTRA)를 통해 신흥시장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등 대외악재가 이어지면서 수출 역시 큰 폭의 확대는 녹록하지 않은 여건이다. 양지사는 2023년 회계연도에 198억원의 수출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153억원 대비 45억원을 늘리는데 그쳤다.

여기에 외주생산 확대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부분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 한몫했다. 양지사는 제품생산에 있어 주문생산방식과 계획생산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그 중 주문생산이 약 70% 비중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올해 주문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자체생산능력 부족으로 외주 생산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정해진 납기를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덩달아 외주비용이 확대됐고 제조원가 부담으로 직결됐다.

실제 2023년 회계연도의 매출원가는 564억원으로 직전 회계연도 354억원 대비 59.3% 대폭 늘어났다. 같은 기간 외주비용을 포함한 원재료 등의 매입액이 170억원에서 257억원으로 51.2% 증가한 것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매출 대비 원가율 역시 작년 78.8%에서 올해 90.8%로 불과 1년 사이에 12%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한 관계자는 "양지사가 저조한 수익성을 탈피하지 못하는 건 국내 인쇄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부분이 크다"며 "자체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보다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수립하거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 투자 역시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해 양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취재협조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