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메디톡스와 휴젤이 진행 중인 보툴리눔 톡신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인 균주 문제가 제외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진행한 균주 염기서열 분석(시퀀싱)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증거 조사 절차 중 휴젤이 '메디톡스 영업비밀(Trade Secret) No.1' 파기 신청한 것에 대해 메디톡스에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이에 메디톡스 대리인 측은 '영업비밀 No.1' 이슈를 논의에서 제외해 달라며 철회를 요청했다. 업계는 균주와 공정 과정이 그간 관련 소송의 쟁점으로 다뤄졌던 만큼 '영업비밀 No.1'을 균주 문제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철회를 요청한 '영업비밀 No.1'이 균주인지 공정 문제인지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송 중인 상황이라 (영업비밀 No.1이) 균주 문제인지 아닌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른 부분도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반면 휴젤은 ITC 소송에서 균주 문제가 제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균주를 쟁점에서 왜 갑자기 뺐는지 궁금하고 당황스럽다"며 "자사는 자체 공정 과정을 가지고 있기에 균주 문제가 제외되면 소송에서 더 유리해 질 수 있는 만큼 애초에 무리한 소송이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메디톡스와 휴젤 양측 균주로 진행한 염기서열 분석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가 동일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메디톡스가 소송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메디톡스가 균주 문제를 쟁점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소송에서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본 ITC 판단을 반영해 쟁점에서 선제적으로 제외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염기서열 분석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메디톡스가 쟁점에서 균주를 제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지난해 3월 휴젤이 균주 및 공정과정 등의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두 회사는 균주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초 양사 균주 염기서열을 분석한 자료의 해외 반출을 승인했다. 보툴리눔 톡신은 소량으로도 사람에게 치명적이고 테러 등에 활용될 위험이 있어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리 및 감독하는 자원으로 해외 반출시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