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이 아들인 이교웅 에이원상사 사내이사의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원상사는 이교웅 이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개인 회사다. 

에이원상사는 대한유화 계열사인 한주에 수년째 유연탄 공급을 하고 있다. 올해 한주는 에이원상사로부터 20만톤의 유연탄을 공급받았다. 한주가 올 한해 공급받은 유연탄 물량은 총 32만톤인데 이중 6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2021년에는 56만6000톤 중 32만5000톤을(57.4%), 지난해에는 총 40만톤 중 20만톤(50%)을 에이원상사로부터 받았다. 매년 유연탄 공급의 절반 이상을 에이원상사에게 받고 있는 셈이다. 

한주는 에이원상사와 2017년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그 이전엔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KPIC)로부터 유연탄을 납품받았다. KPIC는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 부부가 전체 지분의 96.25%를 보유하고 있어 이순규 회장의 개인회사로 불린다. 

한주는 당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언론의 지적으로 논란이 되자 KPIC와 같은 사무실에 에이원상사라는 법인을 새로 만든 뒤 에이원상사로부터 유연탄을 납품받고 있다. 에이원상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길 39에 위치한 KPIC의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대가로 KPIC에 매년 5838만원의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

KPIC와 에이원상사 모두 대한유화와 관련이 깊다. 우선 KPIC는 대한유화의 지분 31.0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에이원상사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교웅 이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수출입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KPIC는 대한유화가 생산하는 폴리프로필렌(PP) 등 제품을 별도의 가공과정 없이 공급받아 미쓰비시 등 해외 고객사에 판매하고 있다. 이순규 회장이 KPIC를 통해 일종의 통행세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에이원상사 역시 별도의 가공과정 없이 유연탄을 공급받아 한주에 판매하고 있다. '이순규 회장→KPIC→대한유화' 구조처럼 '이교웅 이사→에이원상사→한주'의 공급망이 갖춰진 셈이다. 한주의 최대주주는 대한유화로 지분율은 40.03%다.

에이원상사는 KPIC로부터 자금지원도 받고 있다. 에이원상사는 지난해 KPIC로부터 수입자금대출 명목으로 연 4.6% 금리의 단기차입금 78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KPIC로부터 12억원의 지급보증도 제공받았다.

덕분에 2013년 4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한 에이원상사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879억원, 영업이익 46억원, 자산총계 274억원의 회사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KPIC와 에이원상사의 내부거래는 대한유화의 오래된 관행처럼 굳어져 내부 직원들도 이제 이러한 행태가 잘못됐다고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유연탄의 시장가격도 명확하지 않아 공정성 여부를 따지기 굉장히 애매하다"고 말했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에이원상사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당사가 아닌 법인 간의 거래와 관련된 사항이라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