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다양한 서비스와 파트너를 아우르는 구조 기반의 생성형 AI(인공지능)를 네이버의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한국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내놓아 글로벌 IT 기업들과 맞서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24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콘퍼런스 '단(DAN) 23' 기조연설에서 "생성형 AI 시대에 '네이버가 잘할 수 있겠는가'는 질문의 답을 가지고 왔다"며 "떨리지만 정말 자신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의 싸움 상대는 늘 글로벌 거인이었고 그때마다 네이버는 '정말 할 수 있겠어' 같은 질문과 도전을 받았는데도 반드시 이겨야 할 분야에선 이겨나갔다"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구글과 MS(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앞서 국내 시장을 지켜낸 것을 빗댄 것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경쟁력은 다양한 서비스와 파트너가 서로 연결돼 성장을 이끌고 이것이 다시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지는 '위닝루프' 구조에 있다"며 "하이퍼클로바X가 이러한 위닝루프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에 네이버가 갖춘 경쟁력으로 검색과 기술력 및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생태계의 대규모 사용성을 제시했다. 그는 "표준화된 하나의 서비스가 세계를 제패한 글로벌 검색시장에서 네이버는 몇 안 되는 생존자이자 승자"라고 부연했다.

네이버가 한국 환경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대표는 "몇 마디에 불과한 질문에서 정확한 의도를 추출하는 분석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네이버는 한국인의 마음을 잘 아는 회사"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경쟁력으로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들었다. 네이버는 지난 5년 동안 AI 분야에 누적 1조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대규모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다. 쇼핑과 통번역, 간편결제와 웹툰 등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

네이버는 11월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의 문을 연다. 첫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보다 6배 큰 규모로 서버 60만유닛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향후 네이버 초거대 AI의 브레인센터 역할을 수행할 곳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는 유지에만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특성상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강력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경쟁력 있는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일찍이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데이터 역시 네이버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구매, 예약, 재탐색까지 광범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며 "네이버의 대규모 언어모델은 매일 광범위하게 생산되고 갱신되는 데이터를 학습한 만큼 생성형 AI 시대에서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경쟁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날 공개된 네이버의 생성형 AI 서비스들은 대규모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먼저 대화형 서비스 '클로바X'는 24일 오후 4시부터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도 9월 베타테스트 이후 11월 네이버 통합검색에 적용된다.

그밖에 생성형 AI를 이용한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바탕의 광고 상품 '클로바 포 애드', 개발자를 위한 도구인 '커넥트 X' 등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