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삼일제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 갱신을 자신하고 있다. 전반적인 사업 호재가 잇따른 만큼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해서다. 회사 측은 오너 3세인 허승범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지만,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9일 삼일제약 관계자는 "올 들어 황반변성 치료제 '아멜리부'(라니비주맙)의 국내 판매가 시작되는 등 점안제 사업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데다 중추신경계(CNS) 사업도 확장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갱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주력 사업인 점안제 등의 판매호조세에 힘입어 1797억원의 매출과 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올 들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 제고에 나서면서 1년만에 최대실적 갱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삼일제약의 올해 성적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증권만 하더라도 삼일제약이 올해 매출액 2060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달성해 작년대비 각각 14.7%, 15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 3월에 출시한 황반변성 치료 점안제 '루센티스'와 안구 건조증 치료 점안제 '레바케이'의 신규 실적이 반영되는 한편 녹내장 치료 점안제 '모노프로스트'가 연간 매출액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일제약은 지난해 말 완공한 베트남 점안제 CMO(위탁생산) 공장을 통해 괄목할만한 실적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점안제 시장규모만 40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해당 공장의 현 2.8억개의 생산케파(1회용 점안제 2.6억개, 다회용 점안제 0.2억개)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자로 거듭나겠단 전략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일제약은 조만간 안과 전문 제약사 미국 엘러간(Allergan), 프랑스 떼아(THEA)와의 파트너십으로 추가 점안제 상품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4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15.2% 증가했던 점안제 사업 매출 또한 올해 고공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한국산도스의 CNS 제품 일부인 항우울제 '미르탁스',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 '산도스파록세틴' 및 조현병 치료제 '산도스올라자핀', 불면증 치료제 '산도스졸피뎀' 등 41개 품목을 넘겨받아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의 연매출액은 약 2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 회사는 일찍이 2018년 CNS사업 매출이 20억원에 그쳤었지만, 그간 비아트리스 코리아로부터 우울증 치료제 졸로푸트를 도입하는 등 신제품 및 라인업 확대를 통해 5년만인 지난해 1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나아가 최근 전담 영업팀까지 구성하면서 CNS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데 따라 올 하반기 회사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중이다. 제품군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 제고가 어려운 상품군이지만 실적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일각에서 오너일가의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인해 조사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1년 반 넘게 내사중인 사안이며 혐의 입증이 됐다면 충분히 결과가 나왔을 시기다. 현재는 충분히 해명한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