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호반건설이 4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역대 두 번째 10위권 진입을 이끈 원동력은 전년 대비 5000억원 개선된 경영능력평가 덕분이다. 건설업계는 호반건설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동안 10위권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4조3965억원을 기록해 국내 건설사 중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년(3조5626억원) 대비 23.4% 증가한 것으로 기존 10위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치고 4년 만에 이뤄낸 재진입이다.

회사가 10위권 재진입에 성공한 원동력은 다른 평가액 대비 높은 경영능력평가액이다. 올해 호반건설의 경영능력평가액은 2조9179억원으로 전년(2조3697억원) 대비 23.1% 증가했다. 이 부문의 순위는 8위에서 6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공사실적평가액이 7899억원으로 21위를 차지했고 올해 역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이는 호반건설이 처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2019년과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회사의 경영능력평가액은 3조959억원으로 전년(1조786억원) 대비 크게 올랐고 이 부분의 순위 역시 11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당시 공사실적평가액이 2018년 5317억원(30위)에서 2019년 1조319억원(13위)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역시 10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회사가 경영능력평가액에서 유독 강점을 드러내는 비결은 수년째 유지하고 있는 탄탄한 재무구조에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채비율이 타 건설사 대비 낮고 자체개발사업 비중이 높음에도 사업 검토를 보수적으로 하는 덕분에 재무구조 악화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호반건설은 부채총계 2조4984억원과 자본총계 4조3941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56.9%에 머물러 건설업계 평균 대비 압도적으로 낮았다.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사채 및 장·단기차입금 총액은 5806억원에 불과하다. 차입 과정에서 회사가 부담한 이자비용은 133억원으로 영업이익 5973억원의 2.2%에 머물렀다.

이렇게 독보적인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는 비결은 자체개발사업으로 매년 1조~2조원의 분양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반건설의 분양수익은 2조505억원인 반면 분양원가는 1조4328억원으로 분양원가율은 69.9%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공사수익은 8213억원, 공사원가는 7897억원으로 공사원가율 96.1%를 기록했다.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자체개발사업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만큼 비중 확대에 제한을 두거나 신중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꼼꼼한 사업성 검토를 통해 사업을 신중하게 확대한 것이 우량한 재무구조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 내부적으로 개별 사업에 대한 검토가 꼼꼼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경기침체 징후를 발견하면 빠르게 사업을 중단하고, 호황기엔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감성이 더해지며 현재의 위치에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 10위 안팎을 오르내리는 보합세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