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상지카일룸이 거듭된 유상증자로 신주를 늘리며 채무 상환에 나서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가 50%에 육박한 상황으로 지난 5월에 이어 이달까지 채무 상환금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지카일룸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120억원을 조달하는 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전액 채무상환이 목적으로 자금 납입일은 9월 25일, 신주 상장일은 10월13일이다. 신주 발행가는 500원으로 기준 주가 546원에서 10% 할인율이 적용됐다.

새로 발행할 2400만주 중 에클레시아홀딩스, 엑시옴파트너스에 각 1200만주씩 배정하고, 각 사로부터 60억원이 납입될 예정이다. 상지카일룸의 총 발행주식 수는 1억545만4439주로 이번 발행 신주는 총 주식 수의 약 23%에 해당한다. 10월 신주가 상장되면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희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지카일룸의 이번 조달은 막대한 차입금 때문이다. 회사의 1분기 연결 기준 차입금(장·단기차입금, 전환사채(CB)포함)은 979억원에 달한다. 총 자산 1968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49.7%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빌린 자금의 이자율이 높으면 상환 부담이 커지는 데 상지카일룸의 차입금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1분기 말 기준 978억7084만원의 차입금에 따라 발생한 이자비용은 ▲단기차입금 55억원, ▲장기차입금 3억원 ▲전환사채 30억원 등 총 88억원에 달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지카일룸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23억원, 영업이익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3%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자비용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통상 30%만 넘어도 재무비율이 위험 수준이라고 본다. 총자산이 약 2000억원으로 상지카일룸과 규모가 비슷한 KH건설의 차입금 의존도(41%)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다른 제반 사항을 고려해봐야겠지만, 통상 건설사의 차입금 의존도를 볼 때 45~55% 수준의 건설사는 자금 유동성이 열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채무상환 자금 조달은 앞서 지난 5월에도 진행됐다. 당초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말 추진한 7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56억1000만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로 변경했다. 자금 사용 목적도 채무상환(50억원), 운영자금(6억1000만원)으로 채무상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당시 배정 신주 122만주(6억1000만원)는 김영신 상지카일룸 대표가, 채무상환 조달을 위해 발행한 신주 1000만주는 50억원을 투입한 코스닥 기업 협진이 배정받았다.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을 통해 채무를 상환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상지카일룸 관계자는 향후 차입금 상환 계획 등에 대한 질의에 대해 "공시 내용으로만 확인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