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상우 기자] 한국타이어가 대전공장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손을 안 대고 있다. 회사는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규모가 나오지 않아 수습방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단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실질적인 타격이 크지 않은데다 현금흐름과 여윳돈이 충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 중이다.

지난 3월 대전 대덕구에 있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2공장과 3물류창고에 있던 타이어 완제품 21만개가 전소됐다. 당시 공장에서 일하던 작업자 10명이 긴급히 대피해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한국타이어는 다른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대전공장의 생산량을 대체한 것 외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규모가 나오지 않아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기에 여유롭게 상황을 관망 중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타격이 크지 않은데다 보유한 현금이 많고 영업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충분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실제 한국타이어가 올 1분기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한 대전공장 화재 관련 비용은 734억원이다. 유형자산 재해손실 432억원과 타이어 완제품 21만개 손실 170억원, 직원 순환배치, 명예퇴직, 유급휴직 등에 따른 추가비용 등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1분기 매출(2조1040억원)과 영업이익(190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5%, 51.5% 증가했음에도 순이익(959억원)은 7% 감소했다. 다만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8700억원에 달하고 이익잉여금은 5조8435억원을 보유 중이다.

2공장 철거 또는 신축에 따른 비용과 연간 700만~800만본을 생산하는 2공장 물량 이관에 따른 비용이 추가 발생하지만 금산공장과 해외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생산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는 데다 3000억원의 화재보험 보상금이 나올 예정인 부분도 한국타이어가 대전공장을 방치하고 있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재 이슈에도 불구하고 판가 상승과 투입 원가 하락으로 이익률은 계단식 상승을 보여줄 것"이라며 "무엇보다 글로벌 교체용 타이어 수요 둔화로 공격적인 공급 물량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여서 화재로 인한 실질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도 "전소된 2공장을 철거하고 생산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지 아니면 그 자리에 신규 생산라인을 지을지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피해규모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아 관련 비용이 어떻게 책정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