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비보존제약이 조명용 모듈 광(LED)사업 철수를 검토중이다. 설립 당시 모태로 삼았던 사업임에도 수년째 실적 감소세를 면치 못한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회사 역량을 제약사업 중심으로 진행중인 만큼 추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맞춰 사실상 정리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 중이다.

비보존제약의 올 1분기 기준 사업매출 비중을 보면 전체 매출의 95.1%가 제약사업부에서 발생했다. 조명용 모듈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광사업부는 3.1%, 화장품사업부는 1.8%에 그쳤다. 이 같은 매출 구조가 주목되는 것은 이 회사의 모태가 광사업을 영위하던 루미마이크로였단 점과 무관치 않다.

루미마이크로는 2002년 설립됐다. 2009년 금호전기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일반&자동차 조명용 LEDPKG 및 모듈 등 화합물반도체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목적으로 하며 2013년 연매출만 13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업체였다. 그러다 2019년 비보존의 품에 안겼다.

당시 루미마이크로는 피투자기업 관련 손실 상당부분을 떠안으며 경영난이 가중돼 있었다. 실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 감소는 물론 총 555억원의 누적순적자가 발생한 탓에 같은 기간 결손금 또한 495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루미마이크로 입장에서 비보존을 구원투수로 맞이하는 한편 양사 모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단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바이오사업을 영위해온 비보존과 루미마이크로 간 사업 특성 차이로 인해 시너지가 크진 않을 것이란 우려 또한 상존했다. 이를 반증 하듯 비보존이란 이름을 달고도 루미마이크로의 매출은 지속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0년 28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절반수준으로 쪼그라든 데 이어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83억원, 56억원 순으로 주저앉았다. 인수 당시 매출액 대비로 보면 약 3년여 만에 87.6%나 감소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슷한 시기 신사업으로 시작한 화장품 사업 또한 매출 비중이 낮지만 애당초 사업 역량 자체를 보면 본업이었던 광사업의 부진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며 "현재로선 사업 정리수순이 나아 보일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보존제약은 광사업 수요 측면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및 베트남 등지에서 저가LED 제품이 우후죽순 수입되면서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보니 실적이 악화됐단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 축소 및 철수도 고려중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당사는 PKG부분은 니치마켓을 타깃으로 고효율 PKG등산화방지용, 미용용, 방송용 등 부가가치 있는 특수한 PKG 판매에 주력하고 일반조명용 PKG는 OEM으로 대체해나가고 있다"며 "올해 들어서는 광사업보다는 제약사업에 더 주력하고 있는만큼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광사업의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