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흥국생명이 3번째 도전 끝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따내고 GA(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은 자회사형 GA 설립 및 제판분리 등을 통해 영업력 강화 및 비용 효율화 등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GA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영업본부장 겸 GA사업부장을 맡았던 김상화 전무를 내정했다. GA채널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해 GA 자회사의 조기 안착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오는 7월 기존 판매조직을 신설 법인인 'HK금융파트너스'로 옮겨 제판분리와 자회사형 GA 출범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설계조직 이동 및 HK금융파트너스 출범이 마무리되면 흥국생명은 보험상품 개발, HK금융파트너스는 보험 판매를 각각 전담하게 된다. 

◆ GA자회사 설립 초기비용 부담, 안정적 수익 조기 창출 관건

상품 개발과 판매로 역할이 나뉘는 만큼 전문성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GA자회사 설립에 들어가는 비용 등에 따른 초기 적자를 빠르게 털어내는 일이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흥국생명에 앞서 GA자회사를 설립해 제판분리를 추진한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의 GA자회사는 출범 초기 적자행진을 피하지 못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채널을 새로 출범하면 지점설립 및 확대, 운영비, 임차비 등 초기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체계적 영업망 구축도 쉽지 않아 안정적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초기 적자 규모를 줄이고 이익체력을 다져 빠른 시일 내에 흑자전환에 성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흥국생명에서 GA사업을 이끌었던 김상화 전무를 HK금융파트너스의 대표로 임명한 배경도 GA자회사의 조기 안착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상화 전무는 1965년 태어나 영남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다. 현대해상 신채널/방카 본부장, MG손보 영업채널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4월 영업본부장 겸 GA사업부장으로 선임돼 흥국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카슈랑스, GA 등 다양한 영업채널 관리 경험이 있는 만큼 HK금융파트너스 출범 초기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 전속 설계사 이탈, 영업력 약화 해결 기대

흥국생명은 GA 채널을 통해 체결되는 보험계약이 증가하는 데다 전속 설계사들이 GA채널로 이탈하는 데 따른 영업력 약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흥국생명의 전속 설계사 수는 2013년 4134명에 이르렀지만 2018년 1802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1499명으로 집계돼 15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설계사 이탈에 따른 영업력 약화 영향으로 흥국생명의 보험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8년 4,2%였지만 지난해 말 3.3%까지 밀렸다.

흥국생명은 지난 2018년, 2022년에 GA자회사 설립을 추진했는데 번번이 불발에 그친 바 있다. 올해 3번째 도전 만에 자회사 설립 결실을 맺게 됐다. 전속 채널과 달리 GA채널에서는 다른 보험사의 상품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흥국생명으로서는 GA자회사 설립 및 제판분리를 통해 기존 전속설계사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흥국생명은 전속 설계조직에서 활동하던 설계사 1500여명을 'HK금융파트너스'로 옮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와 협의 등을 거치는 중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GA자회사 설립 및 제판분리와 관련한 소속변경 등 사항은 노조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판매자회사 출범은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