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다올자산운용의 새 먹거리가 될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좀처럼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AMC(자산관리회사) 자격 유지를 위한 1호 리츠 설정이 시급한 와중에서 인력 이탈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리츠 비즈니스 정착을 위해 이창희 대표를 담당 조직 임원으로 배치하는 승부수를 띄웠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올자산운용의 리츠실 인원 가운데 대리급 직원 1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로써 다올운용 리츠실 인원은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감소했다. 최소 5명 이상의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리츠 AMC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올해 들어 다올자산운용 리츠실에서 인력 이탈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부장급 인원이 퇴사하면서 결원이 발생했다. 이에 다올자산운용은 부동산 자문사 세빌스(Savills) 출신인 양모 차장을 리츠실로 인사이동 시켰다. 5명 체제를 구축한 지 두 달여 만에 또 다시 조직에 공백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운용사 간에 자산운용전문인력의 이동은 수시로 발생하는 일인 만큼 크게 문제삼을 일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올자산운용의 경우 잦은 조직내 변화가 주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올자산운용의 새 사령탑에 오른 이창희 대표가 리츠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조직 불안전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올자산운용의 리츠실은 올해 들어서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임원 4명, 실무급 직원 11명으로 비대했던 리츠실의 슬림화를 추진했다. 올해 1월 다올자산운용의 수장에 오른 이창희 대표가 리츠실 실장을 겸직키로 하고, 그 휘하에 4명의 직원을 배치했다. 경영 전반을 살펴야 할 CEO(최고경영자) 임에도 현업 부서를 직접 챙기기로 한 건, 이 대표가 하나자산신탁 재직 당시 리츠 부문의 성장을 이끈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1986년 하나은행(구 서울은행) 행원으로 입사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부동산금융 팀장, 기업영업그룹 본부장을 거쳐 2012년 3월 하나자산신탁 대표에 올라 10년여간 회사를 이끌었다.

리츠실의 인력 이탈은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빚어져 그 심각성을 더한다는 지적이다. 다올자산운용은 서둘러 1호 리츠를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6월 11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AMC 설립인가를 받았음에도 아직 마수걸이를 하지 못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리츠 AMC 본인가를 획득한 후 3년 안에 1개의 리츠도 설정하지 못하며 라인센스가 취소될 수 있는 대상에 오른다. 국토교통부가 해당 AMC를 대상으로 리츠 출시가 지연된 배경을 파악해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피하고자 현재 다올자산운용은 사모리츠를 준비 중이지만 기초자산, 출시 예정일 등 비즈니스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베일에 거려져 있다.

다올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지만 사모리츠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며 "유예기간으로 주어진 60일 안으로 인력을 충원해 AMC 유지 요건을 다시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