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신한카드가 올 들어 베트남 법인에 500억원에 달하는 운영자금을 추가 지원하며 현지 소매금융 시장에서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라이프베트남 등 그룹 내 현지 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베트남 시장의 영업 성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24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들어 동남아 법인 4곳에 498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을 추가로 지원했다.

각 자회사별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베트남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 지난 2월과 3월 각각 65억4000만원, 410억6500만원 등 총 476억500만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이번 지급보증 자금은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이로써 신한카드가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 지원한 지급보증 총액은 약 1700억원에 달한다. 4개 해외 자회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액수다.

또한 미얀마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급보증 잔액도 작년 말 대비 21억원 늘었다. 신한카드는 지난 분기 금리 0.28%의 거래조건의 신용공여를 통해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149억2800만원이다.

이밖에 카자흐스탄 법인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의 지급보증 규모가 5000만원 증가했다. 이번 자금지원은 환율변동에 따른 신용공여액의 증가에서 비롯됐다. 이번 증액을 통해 현지법인에 대한 지급보증 총액은 1010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1분기 해외법인 순익 2배 급증...신한베트남파이낸스 실적 '두각'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4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신한카드는 2014년 카자흐스탄, 2015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이어 2016년 미얀마 현지법인을 설립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 7월에는 베트남 법인을 출범했다.

신한카드의 해외법인은 사업 진출 초기에는 이익기여도가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미얀마 법인의 적자폭이 크게 축소되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올해에도 신한카드의 해외사업 경영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 현지 국가의 경기상황이 회복세로 전환됨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신한카드 4개 해외법인의 순이익 총계는 91억원으로 전년 동기(39억원) 대비 133.3%(52억원) 증가했다.

이 중 2019년 자회사로 편입된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신한카드의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경영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해외 법인 전체 순익의 62%에 달하는 5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신한인도파이낸스도 올해 21억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전년 대비 82.5%(10억원) 증가한 규모다. 카자흐스탄의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7.7%(10억원)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밖에 미얀마 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의 경우 쿠데타 등 현지 사정으로 2억원 손실을 봤지만 전년 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신한금융, 베트남 시장 공략 강화..."은행·생명과 시너지 기대"

베트남 시장은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카드 외에도 은행·생명 등 그룹 내 계열사 전반에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현지 해외법인 간 시너지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신한카드는 베트남에서 기존 소비재 및 자동차 할부금융에 이어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출범 당시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 위주의 우량 고객군 대상 신용대출 상품 위주로 운영했으나, 이후 오토론(2020년) 및 내구재 할부금융(2021년), 디지털 대출 등 신상품을 지속 출시했다.

모바일 비대면 대출 플랫폼 개발 등 디지털 전환 사업도 중점 추진 중이다. 작년 5월에는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키(Tik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티키에 입점한 판매자 전용 금융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신규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신용카드 사업을 출범했다.

2009년 공식 출범한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5대 광역도시(하노이·호찌민·하이퐁·다낭·껀터)를 포함한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며, 현지 외국계 은행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977억원으로 전년(1291억원) 대비 53.1%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7.5%(272억원) 증가한 676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설립한 신한라이프생명보험베트남은 초기 시장 진입과 안정적 정착을 위해 현지 보험법인대리점(GA) 제휴를 통한 대면채널,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2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도 3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전년 대비 적자폭이 크게 줄어든 점은 고무적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지난해 8월 신용카드 사업을 런칭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카드 출시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은행, 금융투자, 라이프와 신용카드를 연계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신한베트남은행, 신한라이프베트남 등과의 그룹 시너지 확대 등을 통해 영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