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한독이 경영승계를 앞두고 막바지 '교통정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진 회장의 장남을 중심으로 3세 경영 기반을 다져오긴 했지만 지배구조상 친인척 지분 등 정리해야 할 문제가 아직 남아 있어서다. 회사 측은 3세 경영에 대해 아직 논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김 회장이 그간 승계를 염두한 사전작업을 진행해온 만큼 추가 지분 증여 등이 수년 내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23일 한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김영진 회장의 장남인 김동한 경영조정실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긴 했지만 경영권 승계를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김 상무가) 맡은 업무에 변동이 없을 뿐더러 예전과 마찬가지로 충실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독의 이 같은 입장은 1956년생(67세)인 김영진 회장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데다 김동한 상무 또한 1984년생(39세)으로 경영권을 승계 받기엔 아직은 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독의 경영권 승계가 수년 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동한 상무가 오래 전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온 데다 한독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최대주주란 이유에서다.

실제 김 상무는 2014년 한독 경영조정실로 입사해 팀장, 실장 등을 거쳐 2019년 이사, 이듬해인 2020년 상무에 이르기까지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렸다. 업계는 한독의 경영조정실이 회사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컨트롤타워인 것을 고려하면 경영권을 승계 받기 위해 1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찍이 한독의 경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지배력을 갖고 있었던 것도 김 상무가 향후 3세 경영시대의 주역으로 점쳐지고 있는 배경이다. 한독그룹은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한독을 지배하고, 한독이 툴젠 등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3월말 기준 김 상무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을 31.7% 보유한 이 회사 최대주주다. 김 상무가 보유한 한독 지분이 0.02%에 불과하지만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이미 만들어 놓은 셈이다.

다만 김동한 상무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선 일부 교통정리가 필요하단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주주구성 때문이다. 이 회사는 김 상무와 그의 부친인 김영진 회장(5.04%) 외에도 4명의 주주가 더 있는데, 알려진 바로는 김 회장의 차남인 김종한씨와 김석진 전 대표 및 그의 장남 김경한씨가 15%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김 상무가 확실한 지배력을 갖기 위해선 부친이 보유한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지분 증여받는 동시에 친동생 혹은 사촌의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동한 상무가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부친인 김영진 회장이 보유한 한독 및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을 증여받는 것 외에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한독 지분 역시 매집해야 할 것"이라며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주주 구성을 볼 때 김 상무의 추가 지배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독과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