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본격적인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금양인터내셔날은 어느 정도의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동종업계 나라셀라의 산정방식을 대입하면 최대 24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반면 금양인터내셔날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시장 불안요소가 해소되는 시점까지 IPO를 미루겠단 입장이다. 몸값을 제대로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무리한 상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양인터내셔날은 2021년 IPO 계획을 밝히고, 올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왔다. 코로나19로 홈술족이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자금 시장이 경색된 데다, 단순 와인유통 업체라는 특수성에 저평가 받으며 아직까지 IPO 시점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실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나라셀라만 해도 당초 최하 1419억원, 최대 1678억원으로 책정했으나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각각 1290억원, 1549억원으로 129억원씩 낮췄다. 

나라셀라는 유사회사를 이용한 상대가치 평가법(PER)을 활용했으며 비교기업은 사업, 재무, 일반 유사성 검토 과정을 거친 실리콘투,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 콤파니아 데이 카라이비 등 총 3개사를 택했다. 3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적용한 PER은 ▲실리콘투 18.29배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 19.93배 ▲콤파니아 데이 카라이비 31.7배였다. 이에 나라셀라에 적용된 PER은 22.06배로 결정됐고, 대표주관사 신영증권이 추정한 적정 할인율 21.52%~34.6%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의 가치를 나라셀라와 동일한 PER과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하면 최하 1985억원, 최대 2383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1년 이 회사가 약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던 것과 괴리가 상당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국내증시에 와인유통사 상장이 없었던 까닭에 저항이 있어 보이며,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아 저평가 된 것"이라며 "기존에 회사 자체적으로 몸 값을 책정했을 땐 현재 시장의 기대보다 높게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말 예정했던 IPO를 위해 IPO와 IR을 담당할 직원을 채용하는 등 인적투자를 늘리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내부적으로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선 와인유통사들이 외형성장에 비해 수익성 개선이 더딘 까닭에 자금시장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쉽잖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이 와인유통사들의 가장 큰 부담이다"라며 "대기업들의 유통와인 사업 확대와 대규모 프로모션으로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기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ff채널(할인마트, 백화점 등) 판매 비중이 높을 수록 프로모션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요소가 크다"며 "수익성이 보장 되지 않은 회사에 투자를 단행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앞선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자사는 와인 유통사 중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익성 감소는 판매 저하, 점유율 하락 등의 매출 등의 요인이 아닌 IPO와 회사성장을 대비한 인적투자와 고환율과 선적 지연 등 글로벌 환경을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제품을 수입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