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제품의 핵심을 '전력 효율성(Power Efficiency)'에 두겠다고 밝혔다. 낮은 가격, 전력 효율성에 방점을 맞추고 추가 성능을 원하는 사용처에는 더 높은 가격에 관련 성능을 옵션으로 추가해 주는 방식이다.

최준용 SK하이닉스 모바일 D램 상품기획 팀장은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3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모바일‧클라이언트‧인공지능(AI) 컴퓨팅 포럼'에서 "차세대 LPDDR의 경우 펀더멘털은 건드리지 말고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용처에 다른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LPDDR의 세대가 바뀔 때마다 전력 효율성을 이전 세대 대비 평균 40%씩 개선해 왔다. 그러나 대역폭(Bandwidth) 등 메모리 반도체에 요구되는 성능을 두루 높이는 과정에서 전력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를 느낀 상황이다.

이는 모바일에 국한돼 있던 LPDDR 사용처가 다변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LPDDR 제품 시장 점유율은 55%까지 상승했다. 컨슈머와 클라이언트 점유율도 각각 25%, 20%까지 올라왔다. 이에 최근 업계에서는 LPDDR 사용처가 미래 모빌리티, 사물인터넷(IoT) 가전기기를 넘어 서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PDDR이 저전력, 높은 대역폭, 스몰 폼팩터라는 3가지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처별로 우선되는 성능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모바일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전력 효율성, 빠른 읽기 속도(BW/Speed) 등을 메모리 반도체에 우선 요구한다. 소비자에게 팔리는 최종 세트제품 가격을 무시할 수 없고 휴대성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버는 큰 용량, 정확한 RAS(row address strobe, 행 주소 스트로브) 등을 필요로 한다. 모바일 제품은 평균 교체 기간이 2년이지만 서버는 4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수명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최 팀장은 "LPDDR4에서 LPDDR5, LPDDR5X 등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대역폭을 강화한 반면 전력 효율성 개선은 더뎌지면서 열 노출량이 증가했다"며 "전력 효율성이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빨라진 읽기 속도를 경험하기 어려워지고 모바일 기기에 사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LPDDR5는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 등 새로운 프로세스를 적용해 파워를 개선했지만 차세대 제품은 어떻게 나가야 하나 아직도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LPDDR의 기본 펀더멘털인 낮은 가격, 전력 효율성 부분 외에서 차별화된 성능을 누리고 싶은 사용처에는 추가 금액을 지불하도록 하는 아이솔레이션(isolation) 방식을 제안했다.  

최 팀장은 "사용처가 늘어난 만큼 새로운 기술 혁신을 만들면서 비용을 개선해야 하는데, D램 제조 업체인 SK하이닉스로서는 저비용이라는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LPDDR의 성능을 유지하고 추가적인 부분은 유동적으로 추가 비용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베스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