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인도네시아가 블록체인 게임 업계에 신흥 시장으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인구 규모 4위를 기록하는 데다 대다수 인구가 젊어 게임 시장에서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아왔다. 여기에 정부의 블록체인 우호 정책이 맞물려 해외 게임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15일 타이거 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해외 게임사의 격전지가 돼가고 있다. 블록체인에 관대한 인도네시아 정책과 게임 친화적인 인식 등이 해외 게임사에게 유인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 블록체인과 P2E에 긍정적인 인니 시장

인도네시아 정부는 블록체인과 P2E 기술에 긍정적인 정책을 펼쳐 게임사들 입장에서 기회의 땅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 발행)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까지 출시하겠다고 나서며 블록체인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P2E에 대한 규제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블록체인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사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한다. 인도네시아의 P2E 게임 규정에 따르면 게임 내 재화는 실물자산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기존 거래 방법으로서 가상화폐 사용이 금지된다고 명시한다. P2E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아니어서 별도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수익화할 수 있는 방법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게임 산업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텔콤은 콘텐츠 유통 자회사를 통해 자국 내 제작된 게임 퍼블리싱을 주도한다. e스포츠 대회 개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블록체인 게임에 친근한 게이머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 닷컴의 블록체인 게임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블록체인 게이머 비율은 25%로 미국(13%)과 영국(9%)보다 높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낮다. 인도네시아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20%가 알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은 각각 13%, 11%만이 알고 있다. 이는 평균 임금이 낮은 타 동남아시아 국가와 동일하게 P2E 등 블록체인 게임을 경제 활동 수단으로써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는 약 2억7380억명의 대규모 인구와 중위나이가 31.1세에 불과한 젊은 연령층을 보유해 해외 게임사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 인니 내 한국 블록체인 게임 현황

인도네시아 자국 내 게임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다. 개발 업체 또한 소수에 불과해 시장 크기에 비해 게임 산업 자생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 내 연간 매출이 20억 루피아(한화 약 1억5600만원)를 넘는 개발사는 1.4%다. 자국 내 게임사들이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게임사는 단독으로 게임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보다는 해외 업체의 외주 및 하청 역할을 해왔다. 게다가 게임 개발에 필요한 주요 인력 양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교육 환경도 존재한 것도 영향을 준 요인으로 판단된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입한 한국 블록체인 게임은 6개다. 구체적으로 ▲미르4 ▲건쉽배틀: 크립토 컴플릭트 ▲로드 오브 드래곤즈 ▲라비린스 메이즈 던전 ▲유이강 글로벌 ▲니노쿠니: 크로스 월즈다. 미국은 ▲갓즈 언체인드 ▲스플린터랜드를 선보였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대한 문화적 저항감이 낮고 한국의 주력 장르인 RPG(롤플레잉 게임) 인기가 높다. 해당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전략적인 사업 계획과 정책 수립이 함께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