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기업공개(IPO) 일정에 나란히 돌입한 모니터랩과 씨유박스의 공모가 희비가 엇갈렸다. 모니터랩이 네 자릿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씨유박스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미만으로 결정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니터랩은 지난 3~4일 이틀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715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1823곳 중 43.61%(795곳)가 공모가 희망밴드(7500~9800원) 최상단을 제시했다. 상단을 초과 제시한 곳도 48.44%(883곳)에 달했다.

모니터랩은 공모가를 9800원으로 확정하고 오는 10~11일 이틀간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일은 오는 19일이다. 투자자들은 모니터랩의 주력사업인 클라우드 보안(SECaaS)의 기술 경쟁력과 확장 가능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반면 모니터랩과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씨유박스는 경쟁률 86대 1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578곳에 달하는 기관투자가가 참여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이 중 71.63%(414곳, 참여 건수 기준)가 공모가 희망밴드(1만7200~2만3200원) 하단 미만 가격을 제시했다.

씨유박스는 공모가를 1만5000원으로 확정하고 일반 공모청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사업을 영위하는 씨유박스 역시 관심이 높았으나 모니터랩과 공모일정이 겹친 게 악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씨유박스는 9~10일 일반 공모청약에 돌입하며 이달 중 상장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업계에서는 씨유박스와 모니터랩을 시작으로 최근 IPO를 예고한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일정이 겹칠 시 투자심리가 엇갈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이달에도 오는 16~17일 나라셀라와 진영이 나란히 기관 수요예측 일정에 돌입한다. 30~31일에는 이노시뮬레이션과 큐라티스가 공모일정을 시작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IPO도 종목별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IPO 제도 개선도 예정돼있어 공모 적기를 노리려는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