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무슨 일이지?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가 새로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 잡았습니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AMD의 AI 반도체 개발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AI 관련 반도체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AMD는 앞서 AI 관련 반도체를 핵심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적 발표 당시 AMD의 리사 수 CEO는 "우리는 AI 분야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며 "AI 산업은 초기 단계에 있으며, 성장 속도는 그 어떤 기술보다도 빠르다"고 설명했어요. 이런 AMD에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든든한 지원자가 합세했다는 것은 순풍이 불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AI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AI 광풍이 불면서 AI 반도체 수요는 폭증한 가운데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와 같은 AI 챗봇에는 AI 반도체가 수천 개 이상 들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GPT-4를 기반으로 한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한 반도체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재 AI용 반도체 시장은 GPU 분야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어요.

마이크로소프트가 AMD와 손을 잡은 이유도 여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막대한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반도체 강자 AMD 밀어주기에 나선 것이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AMD에 자금을 지원해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대신 AMD로부터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공급받을 계획입니다. 즉 이번 공동전선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도체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한편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엔비디아의 영향권에서 한 발 벗어나고, AMD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AI 반도체 개발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주가는 어때?

AMD 주가는 4일(현지시간) 전일대비 6.11% 큰 폭으로 오른 86.6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 소식에 투자심리가 고조된 것으로 보입니다. AMD의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금전적 지원을 하겠다 나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0.33% 상승했습니다. 만약 이번 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두 기업 모두에게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