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단기차입금은 2021년 8640억원에서 지난해 7조5585억원으로 775%(6조6945억원) 늘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해당 차입금 중 대부분이 배터리 자회사인 에스케이온(SK온) 투자에 쓰였을 것"이라며 "SK온에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출자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차입금은 회사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등에서 대부분을 조달했다. 하나은행 등은 SK이노베이션에 일반차입금 5조8530억원과 환어음(유산스) 1조4055억원 등을 제공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하이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해 조달했다. 

사채 등을 포함한 유동부채 금액은 27조원에 달한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1년 이내 모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부채를 상환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영업현금창출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189%로 지주사 평균(30%)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200% 미만이기 때문에 지주사 규정요건을 충족한다.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매출액은 78조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3조9173억원, 순이익은 1조8951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도 지난해 6배로 높은 수준에 속한다. 회사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총차입금 비중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회사의 총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5배다. 이는 연간 벌어들이는 EBITDA를 전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전액을 상환하는데 5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해당 지표의 경우 보통 3배 이하를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선 SK온의 경우 단기차입금이 현금흐름에 비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을 차환 등을 통해 연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생산능력(CAPA) 확충 등으로 올해만 6조~7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설비 증설에 따른 규모의 경제 및 수율 개선 등으로 투자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낮은 수율, 원재료비 부담 등으로 배터리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SK온에 상장전자금유치(Pre IPO) 등으로 약 1조7000억원의 자본 유입이 있었고 올해 추가적인 자본조달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재무안정성에 SK온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부분이 있다"며 "확대된 재무 부담이 자체 창출재원과 자본조달을 통해 어느 수준에서 제어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