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의약품 개발기업 이엔셀이 무상증자로 발행 주식 수를 대폭 늘린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적정 수준의 유통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기술성 평가 등 남은 관문만 순조롭게 넘는다면 목표로 삼은 코스닥시장 상장도 연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엔셀은 기존 주주에게 소유주식 1주당 신주 2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엔셀의 총 발행 주식 수는 35만3255주(보통주, 전환주 포함)다. 무상증자가 완료되면 주식 수는 883만1375주로 늘어난다.

이번 무상증자는 IPO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유통 가능한 주식 수를 미리 조정해야 신주발행 규모나 기업가치 등 공모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서다. 이엔셀은 지난해 6월 상장예정기업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아 적정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을 선임한 상태다.

남은 관문은 기술성 평가다. 이엔셀은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증시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A·BBB 이상 등급을 획득해야 한다. 회사는 조만간 한국거래소에 기술성 평가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에는 4~6주가 소요되며 평가 효력은 6개월이다.

업계에서는 이엔셀의 기술력을 고려했을 때 큰 변수가 없다면 기술성 평가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엔셀은 지난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spin-off, 분할)로 설립된 회사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과 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엔셀은 제1~3공장 모두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완료하며 인프라 구축부터 공들였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제작에 필요한 바이러스 벡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이를 통해 국내외 10여 곳이 넘는 고객사를 확보, 2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배양 기술 'ENCT(Enhanced Neo Cell Technology)'도 자체 개발했다.

기술력에 매력을 느낀 재무적투자자(FI)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이엔셀은 2020년 시리즈A를 시작으로 지난해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까지 약 6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1주당 투자 단가도 12만5000원→39만5000원→52만5000원으로 높아졌다. 마지막 투자 단가를 고려한 회사 기업가치는 1854억원 수준이다.

재무적투자자(FI) 중에서는 원앤파트너스가 눈길을 끈다. 원앤파트너스는 골프존그룹 2세 김원일 소전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2013년 강민수 대표와 함께 설립한 회사다. 제주맥주와 브랜디 등에 투자했다. 이엔셀에도 꾸준하게 배팅해 지난해 말 기준 16.28%(보통주·우선주 포함)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초기 투자자인 만큼 적잖은 투자 수익이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설립 후 빠르게 국내외 시장에서 고객사를 확보해 시장 입지를 넓혀왔고 매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어 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인 회사"라며 "아직 증시 상장을 위해 남은 관문이 많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좋은 소식을 기대해봐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