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국내 주요 저축은행이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기부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 기관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기부금 총액은 52억7695만원으로 전년 32억9298만원 대비 60.2%(19억8397만원) 증가했다.

◆ 상상인·상상인플러스 등 상상인 계열 저축銀 기부금 상위권 차지

저축은행별 기부금 순위를 살펴보면 상상인저축은행이 16억4960억원을 기부해 1위를 차지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1년 새 기부액을 무려 183.9%(10억6854억원)이나 키우며 사회 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기부액은 상위 10개 저축은행 기부금 총액의 31%가 넘는 비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상상인 그룹 차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생각하는 ESG 경영을 강화하며 기부금 등 사회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연령을 확대해 지원대상이 많아진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는 위기 속에서도 모든 임직원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상상인그룹 계열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9억900만원을 기부해 기부액 순위에서 업계 상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상인그룹의 주요 자회사로는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선박기계 상상인증권, 상상인인더스트리 등이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웰컴저축은행, SBI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순으로 기부액 규모가 컸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총 15억843만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43.6%(4억5767만원) 증액된 규모다. 웰컴저축은행은 2019년(12억4200만원)을 기점으로 2020년 12억600만원, 2021년 10억5100만원 등 매년 10억원이 넘는 기부를 진행하며 적극적인 사회 환원을 실천해 왔다.

SBI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7억6804만원을 기부했지만 3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5억3906만원을 내놓은 페퍼저축은행이 전년 대비 기부금을 크게 늘리며 기부액 상위권을 차지했다.

◆ 업황 부진에도 사회적 책임 등 ESG경영 전략 강화

국내 주요 저축은행들이 기부금을 크게 확대했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금리상승과 리스크 우려 확대에 따른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 상승으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실제로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작년 연간 순익 총액은 9497억원으로 전년(1조1401억원) 대비 16.7%(1904억원) 감소했다. 상위 10개사 중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신한저축은행과 키움저축은행 등 2곳 뿐이다. 기부액 1위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3%(152억원)이나 줄어든 49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1년 전보다 기부액을 줄인 곳은 10개사 중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등 2곳에 그쳤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다수 금융사들이 시장 환경 악화에 따라 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상황 속에서도 저축은행 업계는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신규 영업을 지속하며 서민금융 지원 역할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여기에 더해 최근 ESG 경영 전략을 강화하며 기부금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