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음수로 전환했다. 수익 부진에 더해 주원재료인 산양유 탈지분유를 대량으로 사들였던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탈지분유의 유통기한이 최대 1년인 점을 고려하면 재고관리에 실패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단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4억원으로 전년 106억원 대비 320억원 가량 낙폭을 보였다. 이는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액)이 높아진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원가율은 96.8%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이 회사의 매출이 전년 대비 31%(685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각각 36.4%(349억원), 30.9%(352억원) 더 큰 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15.9%(17억원) 줄었고, 순이익은 71억원으로 10.1%(8억원) 각각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확대된 것도 현금 유입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325억원(275억원→600억원)이나 늘었고, 매출채권은 33억원(135억원→168억원) 대폭 증가했다. 이 기간 일동후디스가 원재료 등의 외상매입(매입채무)를 62억원(134억원→196억원) 확대했음에도 운전자본이 전년 대비 296억원이나 늘어난 571억원을 기록한 이유다. 

재고자산 급증은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재료인 산양유 탈지분유를 선제적으로 매입했던 결과다. 최근 국내 단백질 제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하이뮨 제품의 판매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2020년 매출이 300억원에 그쳤지만 2021년 1050억원, 지난해 1650억원에 달했다. 2년 만에 5.5배의 성장을 달성해 일동후디스 2022년 매출 약 3000억원 가운데 55%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산양유 탈지분유 수급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동후디스는 선제적으로 원료 수입에 나섰다. 실제 일동후디스 지난해 말 재고자산 가운데 미착원재료는 전년 대비 435.1%(40억원→215억원) 급증했다. 미착원재료는 주문했으나 도착하지 않은 원료를 의미한다.

여기에 제품생산을 늘린 것도 재고자산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이 회사의 재고자산 가운데 제품 품목은 270억원으로 전년 108억원보다 149.1% 늘었다. 일동후디스는 하이뮨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체중조절을 원하는 여성을 위한 '앤(&)바디', 운동 마니아를 위한 '프로 액티브' 등의 신규 단백질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에선 산양유 탈지분유을 생산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동후디스는 원재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하이뮨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원재료 대량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지분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최대 1년 정도로 원재료 가격 인상 전에 바짝 사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탈지분유의 유통기한을 고려하면 원재료 매입 시점에 따라 재고자산 손실에 영향일 미칠 수 있다"며 "일동후디스의 제품이 판매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1억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입은 것을 보면 적절한 생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고자산이 증가한 만큼 손실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