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한종현 대표가 동화약품 자회사 '메디쎄이' 경영에 집중한다. 겸직하고 있던 동화약품 대표에서 물러나고 메디쎄이 단독 대표로만 남게 되면서다. 메디쎄이가 토탈헬스케어 기업 전환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동화약품의 첫 인수합병(M&A) 작품인 데다, 오너 4세인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의 기대까지 받고 있는 만큼 한 대표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화약품은 기존 유준하·한종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유준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이는 계열사 책임경영을 위한 겸직 해소 차원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 대표가 동화약품은 물론 메디쎄이까지 대표를 겸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공백을 해소하기 위함이란 것이다.

업계가 이번 인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 대표가 동화약품에 영입된 지 1년 만에 신사업 역량 강화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단 점에서다. 실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타진해온 동화약품은 오너 4세 윤인호 부사장 주도로 2020년 메디쎄이 창업주 일가 등 지분율 55.29%를 196억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2003년 설립된 메디쎄이는 국내 척추 임플란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의료기기 업체다. 2011년 국내 최초 금속 3D 프린팅 장비를 도입, 신기술 기반의 환자 맞춤형 인플란트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2015년 코넥스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2017년에는 3D 프린팅 기반 다공성 추간체유합보형재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까지 받는 등 성장성을 입증받았다.

메디쎄이는 동화약품 품에 안긴 이후에도 기존 의료기기 사업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인체 사지 장골의 골절이나 외상 등에 의한 정형외과적 수술적 치료에 사용되는 골접합용판에 관한 기술 특허까지 취득하면서, 지난해 기존 고강도 외상고정 임플란트 시스템과 접목한 제품 라인업 확대로 우상향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제 메디쎄이는 지난해 매출액 246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하면서 인수이전인 2019년(매출액 200억원, 영업이익 19억원) 대비 각각 23%, 94.7% 증가했다.

한 대표는 메디쎄이에서 지속적인 의료기기 사업 역량강화와 함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8월 메디쎄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농약·동물용약품의 소분 및 매매 ▲식료품 및 청량음료의 매매 ▲건강기능식품·건강식품·식품첨가물 제조 및 매매 ▲인삼제품 제조 및 매매 등의 사업목적까지 추가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메디쎄이는 세계에서 인정 받는 국산 척추 임플란트 선두주자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한 대표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의료기기 전문가로 메디쎄이 성장에 집중해 신사업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1968년생으로 2002년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에 입사했던 헬스케어 부문 전문가다. 그는 2008년 동아제약 해외사업부 수출팀장을 맡아 캄보디아에 박카스를 진출시키는 성과를 달성했고, 2013년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인수한 의료기기 기업 엠아이텍의 대표로도 선임됐다. 아울러지난해 동화약품에 영입되기 전까지는 동아ST의 해외사업부와 의료기기진단사업부 담당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