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초소형 카메라 모듈(CCM) 검사장비 제조업체 팸텍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방식으로 증시 상장에 도전한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대기업 고객사를 확보한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팸텍은 상장 후 생산능력(CAPA) 확충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스팩 합병을 주관하는 하나증권 역시 쏠쏠한 지분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 실적 성장세 뚜렷…"매년 매출성장률 20% 달성"

김재웅 팸텍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스팩 합병 간담회를 통해 "설립 후 고도화된 자동화 정밀 기술 개발에 집중해 대기업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우수 인력 확충에 주력해 고객사 다변화와 매년 2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팸텍은 지난 2003년 설립된 회사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반도체용 핸들러 장비와 레이저 마킹 등 반도체 검사 공정에 사용하는 장비를 생산했다. 전체 임직원 중 70%를 연구개발(R&D) 관련 인력으로 구성, 기술력 강화에 힘썼다. 우수한 검사 능력으로 반도체 생산 수율을 높이고 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며 스마트폰 CCM 제조 공정 검사장비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팸텍은 2013년 삼성전기 중국 공장에 자동 검사기를 납품하면서 주목받았다. 2016년에는 LG이노텍 등 대기업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꾸준한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2021년 매출(564억원)과 영업이익(109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47.6%, 263%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도 매출 592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으로 최대 실적 경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전방시장 성장과 함께 CCM 생산 기업들의 신규 제품 투자도 지속되고 있어 팸텍이 생산하는 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주력 사업이 안정적인 시장 입지를 갖추고 있고 최근에는 3D 센서와 액추에이터 등 검사 주변 장비 공급에 나서 앞으로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팸텍은 해외 진출을 통해 신규 수익원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설립한 베트남 법인을 시작으로 중국과 인도에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미국과 대만 등으로 영업 거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스팩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130억원) 역시 생산시설 확대에 50억원, 연구개발 및 인력 충원에 35억원, 운영자금에 45억원을 각각 활용한다.

김 대표는 "반도체 장비사업 관련 기술력을 키워 국내를 넘어 글로벌 체인 구축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CCM과 반도체 R&D 장비, 스마트 팩토리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합병 수수료·지분 차익 '기대'

 

팸텍은 하나금융19호스팩과 스팩소멸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합병 비율은 1대 0.4059265, 합병 신주 발행가액은 4927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415억원, 최대주주는 김 대표(24.46%)로 유지된다. 스팩 합병 안건을 다루기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29일 진행한다. 합병기일은 5월 2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같은 달 23일이다.

팸텍이 증시에 입성하면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하나증권 역시 적잖은 투자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지난 2020년 10억원을 들여 팸텍 전환사채(CB) 23만3918주(주당 4275원)를 취득했다. 지난해 6월 보통주 전환과 액면분할(5대 1)을 거치면서 보유 지분은 116만9590주(4.07%)로 늘고 취득 단가는 855원으로 낮아졌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19호스팩에도 CB 159만5000주(주당1000원)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후 주식으로 교환할 시 팸텍 신주 64만7584주를 추가로 취득하게 된다. 상장 규정상 합병기일로부터 1년 내 처분할 수 없지만, 잠재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스팩 합병 수수료(1억5000만원)와 금융자문수수료(3억원) 등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