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의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매입한 삼부빌딩의 개발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후순위 채권자와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남창동에 위치한 삼부빌딩의 개발 프로젝트가 무산됐으며 이후 대주단이 나서 대출자금 회수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삼부빌딩 매각도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재까지는 건물 매각이 성사되진 않은 상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남대문칠일PFV'를 설립해 2021년 2월 삼부빌딩을 인수했다. 인수가는 1100억원이다. 

이 부지는 당초 일반상업지구로 숙박시설 개발이 불가능했으나 2017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업무·판매시설에서 판매·숙박시설로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에 당시 삼익악기가 자체개발을 고려했으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에 해당 부지와 건물을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부지에 지하 8층에서 지상 20층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 267세대, 오피스텔 42세대 및 근린생활시설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시공사는 롯데건설로 선정했다. 롯데건설도 남대문칠일PFV에 19.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개발사업에 함께 동참한다는 의미다. 남대문칠일PFV에는 정영광 롯데건설 자산운영사업부문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돼 있다.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은 2021년 5월 28일 복수의 대주들로부터 1370억원의 PF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트렌치A 815억원, 트렌치B 230억원, 트렌치C 225억원, 트렌치D 1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후 대주단의 명단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6일 부동산담보신탁변경 계약에 의해 유동화회사가 빠지고 지역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기관이 추가됐다. 이때 오케이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도 함께 대주단으로 들어왔다.

문제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공사비 인플레이션 등으로 해당 부지의 개발사업이 어려워지자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PF대출의 브릿지론 만기가 돌아오고 결국 기한이익상실 위기에 처하자 대주단은 건물 매각을 시도하며 대출금 회수에 나섰다.

해당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18조에 따르면 수탁자(한국투자부동산신탁)는 채무자가 피담보채권에 관한 채무를 불이행해 기한 이익이 상실된 경우 위탁자(남대문칠일PFV)에게 위반 사유의 해결을 요청하고 이마저도 안될 때는 우선수익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후순위 대주단에 포함된 오케이캐피탈이 건물 매각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케이캐피탈의 우선수익권 금액은 2순위 90억원, 3순위 270억원에 달한다. 통상 우선수익권 금액이 근저당설정시 채권 최고액과 유사한 만큼 오케이캐피탈은 이와 유사한 금액을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사업 주체인 이지스자산운용과 롯데건설은 해당 개발 건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는 답변을 했다.

대주인 오케이캐피탈 관계자는 "대주단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