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민자석탄발전사 삼척블루파워가 공장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 2021년 이래로 회사채 발행 때마다 시장의 투자수요가 없었던 삼척블루파워는 이번에도 미매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석탄금융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있어서다. 회사채 인수확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이번에도 미매각 물량을 떠안고 셀다운(재매각)에 나서는 수순이 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7일 총 2250억원 규모의 회사채(제8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3년 만기 단일물로 전액을 발행한다. 현재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삼척블루파워는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수요를 끌어모으지 못해 매년 미매각을 기록 중이다. 2021년 6월 1000억원 규모, 지난해 4월 18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매수주문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 2400억원 규모로 재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매수주문은 50억원에 그쳤다. 당시에도 공동 대표주관을 맡은 6개 증권사는 미매각 물량을 떠안아 유통시장에 셀다운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원래부터 삼척블루파워 투자를 외면하던 것은 아니었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20년 9월에 발행한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6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연기금 등 주요 금융기관은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 석탄발전사의 자본시장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이번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주관 증권사들도 사실상 기관의 투자수요를 기대하지 않는 모양새다. 대표주관을 맡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의 가치와는 별개로 ESG 이슈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용등급 A급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편이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셀다운은 무리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미매각이 예상되지만 증권사들이 6곳이나 대표주관에 나선 것은 앞서 체결한 회사채 총액인수확약정(LOC) 때문이다. 삼척블루파워는 발전소 건설에 앞서 지난 2018년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과 5년간 1조원 규모의 LOC를 체결한 바 있다. 확약기간은 올해까지며 회사채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700억원이다. 이번 발행으로 회사채 발행잔액은 8950억원으로 높아져 추가적인 발행여력은 1000억원 남짓이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11년 11월 설립된 민자석탄발전사로 ▲포스코인터내셔널(29%) ▲두산에너빌리티(9%) ▲포스코건설(5%)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0월 1호기, 내년 4월 2호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발전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종합공정률은 지난해 말 기준 85% 수준이다. 내년 1·2호기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총 2100㎿ 규모의 설비용량을 갖추게 된다. 계획된 운영기간은 2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