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톺아보기
주력 항암제 '신약 개발'로 승부 본다
①올해 항암 신약 임상 2상 진입…2027년 품목허가 목표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7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령 본사 전경(사진=보령)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보령이 주력으로 하는 항암제사업이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제네릭이나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에 이어 자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포트폴리오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은 항암제의 임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빠른 상업화를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전담 조직까지 꾸리며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령은 올해 안으로 항암 신약 후보물질인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의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BR101801은 말초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이다. 앞서 지난 2월 PTC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b 시험의 최종결과보고서를 완료했으며, 2021년 완료된 임상1a상의 결과(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2명)를 포함해 총 19명의 임상 1상 유효 평가 환자 중 6명에게서 효능을 확인했다.


이번 항암제 신약이 주목받는 건 빠른 상업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령은 임상 진입과 함께 지난 2022년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고 이듬해인 2023년 한국 식약처(MFDS)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했다.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 3상 임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임상 2상만으로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BR101801의 상용화를 위한 임상 절차가 훨씬 수월해진 셈이다. 


보령은 BR101801의 임상을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임상 2상을 통해 1차 화학 요법에 재발 또는 불응한 PTCL 환자 대상으로 효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 2027년에는 품목허가를 신청해 2028년부터 국내에 발매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는 아직 출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술수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협력 파트너 발굴에 나선 상황이다. 


보령 사업보고서 '연구개발진행총괄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보령은 BR101801 외에도 전임상 단계인 신약 물질들을 보유하고 있다. BR2010과 BR2011은 2021년, BR2018은 2023년 연구에 들어갔다. 해당 물질들은 모두 전임상 단계지만 연구개발을 통해 임상 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보령은 신약 외에도 제네릭 및 개량신약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30여개 가량 갖추고 있다. 올해 안으로 3개 물질을 더 추가해 파이프라인 확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이 신약 뿐만 아니라 제네릭이나 개량신약 개발에 힘쓰는 것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다. 항암제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처방 선호 경향이 뚜렷하고 개발 난이도가 높을 뿐더러 원가 경쟁력도 떨어진다. 그럼에도 보령은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주(성분명 에피루비신), 이피에스(성분명 에토포시드), 에이디마이신주사액(성분명 독소루비신) 등 매출원가율이 100%가 넘는 제품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항암제사업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보령의 항암제 사업 매출은 지난해 21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1% 증가했다. 보령의 전체 매출 가운데 25.2%를 차지하는 규모다. 최근 보령의 항암제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798억원, 2020년 854억원, 2021년 1001억원, 2022년 1606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만 치우치다 보면 필수 항암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령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며 "항암제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보령은 항암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영업력도 강화하고 있다. 2007년부터 '항암제 전담팀'을 운영했고 2020년부터는 '온코(Onco)부문'으로 조직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2021년 혈액암 전문그룹, 올해 1월부터는 폐암팀을 신설해 암종별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구축했다. 올해 보령은 암종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항암제 품목 전반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확대에 나간다는 계획이다. 


보령 관계자는 "지속적인 자가 제품 출시를 통해 항암제를 국산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중장기적 차원에서 소화기암, 폐암, 여성암, 혈액암, 비뇨기암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제네릭 및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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