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리그테이블]
국내 최고 IB맨 모셔온 메리츠…14위로 영업개시
DCM 주관 2700억 그쳐…PEF 출자로 기업 접점 확대·실적 반등 모색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8일 0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국내 1세대 IB(투자은행) 대가로 꼽히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한 메리츠증권이 상반기 DCM(채권자본시장) 주관 실적으로 14위를 마크했다. 올해 초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해 정통 IB 업무 강화에 나섰지만, 조직 세팅과 내부 정비에 집중했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적 확장을 위한 기반은 차츰 다져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메리츠가 사모펀드(PEF) 출자에 적극 나서며 다양한 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어서다. 이렇게 쌓은 네트워크는 향후 DCM 등 정통 IB 부문과의 시너지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8일 '딜사이트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메리츠는 올해 대표주관 실적 2690억원을 기록해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8월, 케이디생명보험의 2000억원 딜을 단독 주관하며 올렸던 순위와 같은 수준이다.


메리츠는 올해 초부터 정통 IB 영역 강화를 본격 추진했다. 부동산금융과 구조화금융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그 일환으로 DCM·ECM(주식자본시장) 등 비중이 낮았던 부문에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해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재 기업금융본부는 NH투자증권 출신 송창하 전무가 총괄하고 있으며, 산하에는 신승원 상무(DCM), 이경수 상무(ECM), 이동훈 상무보(신디케이션)가 각각 부문을 맡고 있다. DCM은 이성민·서정욱·전재일 이사가 1~3팀을 나눠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DCM 부문은 사실상 조직 정비의 시간이었다. 대표주관 실적의 경우 1분기에는 신한투자증권(1000억원), NH투자증권(833억원), 2분기에는 KB증권(857억원) 등 3건으로 증권채에 국한됐다. 일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주관 실적은 전무했다. 조직 세팅에 집중하느라 실질적인 업무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하지만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리츠가 최근 PEF 출자에 속도를 내며 기업 커버리지를 넓히고 있는 만큼, 이 접점이 향후 DCM 주관 수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메리츠는 최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의 3호 펀드에 메리츠화재와 함께 150억원을 출자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딜을 포함해 연내 총 50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도 계획하고 있다.


정영채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한 점도 시너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정 고문은 NH증권 재직 시절 굵직한 IB 딜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메리츠의 기업금융 확장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DCM 부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IB업계의 관계자는 "메리츠는 과거 고금리 대출 중심의 수익 모델 이미지가 강해, 일부 기업들 입장에선 대표주관사로 세우는 데 다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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