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들어선 벤처투자…1분기 신규투자 1.9조
전년대비 6% 증가…AI·로봇 등 딥테크 투자 활발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AI·로봇 등 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투자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2021년, 2022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벤처투자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올 하반기에는 벤처투자 종합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포함한 '벤처투자 현황 진단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벤처 투자액은 1조8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펀드 결성액은 2조4000억원으로 42% 늘었다.


중기부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미국 등 주요 벤처투자 선진국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달러 환산 시 올해 1분기 미국과 영국의 벤처투자는 코로나19로 시장에 자금이 풀리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이전보다 각각 10%, 8%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벤처투자는 되려 15%가 늘어나면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양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주항공·인공지능(AI)·로봇 등 딥테크 스타트업 분야의 벤처투자가 두드러졌다. 중기부에 따르면 1분기 벤처투자에서 딥테크 분야 투자 규모는 3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딥테크 10대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 역시 작년 말 31%에서 올해 1분기 40%로 늘어났다. 딥테크 10대 분야는 ▲AI·빅데이터 ▲시스템반도체 ▲로봇 ▲모빌리티 ▲클라우드·네트워크 ▲우주항공 ▲친환경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차세대원전 등이다.


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1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투자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AI 분야에서는 리벨리온(AI 반도체 설계)과 업스테이지(생성형 AI 서비스) 등이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로봇 분야에서도 2017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 하정우 대표가 미국에서 창업한 베어로보틱스가 800억원을 투자받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의 성장세는 2024년 계속될 전망이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벤처투자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기존 벤처투자회사, 신기술금융사에 더해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등 다양한 투자주체를 아우르는 시장동향 분석체계를 구축하고 벤처투자법에 따른 벤처펀드 운용현황과 관련한 수익률 등 정보를 민간에 공개한다.


지역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전용 펀드를 2026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VC들이 신규 투자처 발굴 시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 스타트업 기술평가 결과 등을 공유해 혁신 기술기업의 투자유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글로벌펀드를 2027년까지 4조원 추가 조성하고 국내외 VC들이 엄선한 국내 스타트업을 해외투자자에게 소개하는 'K-글로벌스타' 프로그램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아시아·유럽 등에서 연이어 개최할 계획이다. 끝으로 펀드결성·투자·회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올해 중으로 마련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시장상황을 살피면서 시의적절한 정책 수단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벤처투자 활성화 종합대책도 차질없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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