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열 모두투어 부사장, 경영보폭 확대…승계 잰걸음
우종웅 회장 장남, 일년새 두차례 승진…실적 회복세, 승계 타이밍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왼쪽)과 우준열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모두투어)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모두투어가 2세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창업주인 우종웅 회장의 장남인 우준열 부사장이 1년 새 두 차례나 승진을 거듭한 데다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에 나서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우 회장 최측근으로 실질적인 경영 현안을 책임져 온 유인태 대표이사 사장이 6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일선에서 물러날 시점이 도래하고 있고, 엔데믹 이후 여행업황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영승계의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노출 꺼리던 우준열, 대내외 공격 행보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 부사장은 지난해 1월과 10월 연달아 승진하며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직위가 높아졌다. 이에 우 부사장의 사내 입지는 부친 우 회장과 대표이사인 유 사장에 이어 3인자로 굳어졌다.


눈길을 끄는 점은 우 부사장이 최근 모두투어가 진행하는 굵직한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2024년 경영계획 선포식'에 부친 우 회장과 함께 등장했고, 올해 초 열린 모두투어 시무식과 창립 35주년 기념 워크숍에는 유일한 오너 경영인으로 자리를 지켰다.


우 부사장은 대외적으로도 후계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 중이다. 2022년부터 국내 최대 여행업 단체인 한국여행업협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으며, 주요 업무협약(MOU)를 체결할 때마다 모두투어를 대표해 서명식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는 우 부사장이 공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경영 승계를 연결짓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 부사장이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던 만큼 이 같은 변화는 대내·외적으로 우 부사장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우준열 모두투어 부사장(오른쪽)과 김재준 프리드라이프 부사장이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제공=모두투어)

◆ 2016년부터 2세 시대 준비…부진한 실적 탓 승계 작업 차질


1977년생인 우 부사장은 2002년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모두투어와 모두투어리츠 등에서 다양한 실무를 익혔다. 우 부사장은 2016년 말 모두투어 전력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되며 임원(상무) 반열에 올랐다. 또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사내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 시기는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확대와 맞물려 모두투어가 연일 호실적을 기록하던 때였던 만큼 우 부사장의 행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우 사장의 승계 작업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2018년부터 온라인여행사(OTA)가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주력 관광국에서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 여파로 실적이 급감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에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항하기 위한 불매운동인 '노재팬' 확산이 모두투어의 발목을 잡았고, 이듬해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이 여파로 한때 3700억원을 웃돌던 모두투어의 매출은 130억원대까지 주저앉았고, 영업이익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 '우종웅 복심' 유인태 전면에…경영 승계 멘토 역할


우 부사장이 2세 경영 시대를 천명할 수 없었던 이유는 비단 부진한 실적 뿐이 아니었다. 그가 '전략기획본부장→경영지원본부장→총괄본부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쳐 왔음에도 업계의 인정을 받을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에 우 회장은 아들을 대신해 복심인 유 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 사장이 오랜 기간 우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 온 만큼 오너 의중을 잘 파악할 뿐더러 승계 징검다리이자 우 부사장의 승계 멘토 역할을 맡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두투어 초기 멤버로 분류되는 유 사장은 1991년 입사해 우 회장을 보좌했지만, 2000년 회사를 떠나 개인 사업을 창업했다. 당시 설립된 회사가 크루즈인터내셔널이다. 하지만 크루즈인터내셔널의 경영 위기가 이어졌고, 우 회장은 2010년 모두투어를 활용해 이 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유 사장을 다시 불러들였다. 유 사장에 대한 우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유 사장은 모두투어 창립 멤버인 홍기정 전 부회장과 한옥민 전 부회장이 각각 2017년, 2021년 퇴임한 만큼 유 사장은 대체불가한 '우 회장 오른팔'로 불리고 있다.


◆ 여행업황 회복세 '최적의 타이밍'…낮은 지분율은 걱정


업계에선 1959년생인 유 사장의 퇴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 사장이 한 전 부회장과 같은 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년 내 모두투어 경영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가운데)과 유준열 부사장(유 사장 오른쪽) 지난 3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모두투어 본사에서 '2024년 시무식'을 열고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모두투어)

시기적으로는 우 부사장의 2세 경영 체제가 비교적 수월하게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데믹 전환 이후 여행사들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 중인 만큼 우 부사장의 승계 작업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단 이유에서다. 더욱이 증권가에서는 모두투어가 지난해 1854억원의 매출과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44.7%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다만 우 부사장의 모두투어 지분율이 0.13%로 매우 미비하다는 점은 승계 작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 부사장이 우 회장 보유 분의 지분(10.87%)을 전량 증여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210억원 상당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우 부사장의 최근 근황은 승계 작업과 무관하다"며 "현 시점에서 승계와 관련해 논의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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