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이사회 분석]
교보생명
민병철 어피너티 대표 합류, 갈등 구조 변화 예고
오너 경영인 신창재 회장, 의장직 유지…하리 라잔 이사, 11년째 활동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08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교보생명 이사회는 10년 넘게 재직한 이사가 2명이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보험사 이사회와 구별된다. 한 명은 오너 경영인인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이고 다른 한 명은 하리 라잔 기타비상무이사다. 하리 라잔 이사는 교보생명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재무적투자자(FI) 코세어캐피탈 측 인물로 2014년 3월부터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차례로 열고 새 이사회 구성을 마쳤다. 이사 수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모두 8명으로 지난해와 같다. 이사회 구성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먼저 대표이사에 새로 취임한 조대규 사장이 편정범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난해 8월 사외이사를 맡았던 이철주 전 어피너티 회장이 떠난 자리는 민병철 어피너티 한국총괄대표가 채웠다. 기존 사외이사인 지범하 한동대학교 특별초빙교수와 문효은 ATC 파트너스 대표는 재선임됐다.


업계는 민 대표가 새로 이사회에 합류한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재무적투자자(FI)이자 2대 주주인 어피너티컨소시엄과 풋옵션 관련 이슈로 오래도록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민 대표의 합류가 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2년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IMM PE, EQT 프라이빗 캐피탈 아시아 등)이 대우인터내셔널이 들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떠안은 뒤로 교보생명 이사회에는 어피너티 측 인물 1명이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참석해 왔다.


어피너티는 지난해 핵심 경영진이 대부분 교체된 이후 교보생명과 직접 소통을 재개하는 등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경영진이 교보생명과 대립각을 세운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민 대표의 이사회 합류로 교보생명과 어피너티 사이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교보생명과 어피너티컨소시엄 사이 갈등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교보생명 지분을 떠안으면서 3년 안에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에게 주식매수를 요청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2018년 풋옵션을 행사했고 현재 교보생명과 풋옵션 가격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유독 임기를 길게 이어온 하리 라잔 기타비상무이사도 눈길을 끈다. 하리 라잔 이사는 교보생명 지분 9.79%를 보유하고 있는 코세어캐피탈에서 추천한 인물이다. 1970년생으로 미국 국적이다.


교보생명 이사회에는 올해로 11년째 참석하고 있다. 2014년 3월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돼 2020년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이사회에서 활동했고 이후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되는 만큼 사외이사 임기를 꽉 채운 뒤에는 기타비상무이사로 교보생명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은 국내 보험사 가운데 오너 경영인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신창재 회장은 1999년 이사회 의장에 올랐고 2000년 5월부터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대표이사인 신 회장을 의장으로 선출한 데 따라 올해 지범하 이사를 선임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을 때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두도록 한 것으로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을 위해 2010년 도입됐다.


교보생명은 "이사회는 사외이사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 의장으로 대표이사 신창재를 선임하고 지범하 사외이사를 선임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대표이사 신창재가 보험회사 경영에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온 점을 고려하여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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