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스튜디오드래곤이 다수의 흥행작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3년째 뚜렷한 성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전세계적인 국내 콘텐츠 수요 확대와 해외 신작의 평균 판매단가 상승 등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높은 제작비용과 제작편수 축소 등으로 국내 시장이 둔화된 가운데 올해도 다양한 해외 제작사와 국내드라마를 기획·제작해 외형 확장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올 1분기 해외매출액 125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65.1% 비중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이 총 매출액의 절반인 50%(1056억원)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빠른 속도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스튜디오드래곤의 해외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작년 해외지역 매출액은 4530억원으로 2021년 1829억원에서 147.7% 크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매출 비중도 37.5%에서 60.2%로 22.7%포인트 크게 늘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해외에서 외연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던 주효한 배경은 다수의 작품들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 가장 최근인 올해 1분기를 보면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들의 모든 회차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Viki, U-NEXT 등 각종 글로벌 OTT 플랫폼에 선판매됐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에서 2월까지 방영한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해외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2016년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글로벌 서비스를 도입한 이래 한국 드라마 최초로 글로벌 일간 TV쇼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주간 TV쇼 순위에서 TOP10 순위권을 지키며 장기 흥행 중이다.
3월에 방영된 '눈물의 여왕'도 작년 이후 넷플릭스 채널 내 TOP10을 기록한 작품 가운데 최장기간(15주 이상) 동안 순위권을 유지했다. 이 기간에 넷플릭스에서 기록한 누적 시청시간만 6억5390만 시간에 달한다. 그 외에 '세작, 매혹된 자들', '웨딩 임파서블' 등도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해외신작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점도 고무적이다. ASP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작품이 해외에서 팔리는 가격으로 작품의 가치를 매기는 일종의 지표로 여겨진다. 올 1분기 해외신작 ASP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의 판매단가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매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이 해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을 유의미한 성과로 해석하고 있다. 작품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제작 편수가 축소되는 등 국내 미디어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해외가 국내의 빈자리를 매울 효과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단 점에서다.
실제 올해 1분기 이 회사의 작품 라인업은 총 71회로 전년 동기 112회 대비 41회나 축소됐다. 다만 해외 라이센싱 매출이 전 회차 선판매에 성공하며 성과를 이끌었다. 올해 3~4분기에 방영되는 작품 수도 전년 대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통해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에 반영되는 회차는 올 3분기 60회, 4분기 73회로 전년과 비교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외 플랫폼 편성 축소에도 회사의 성장을 견인할 요인은 글로벌 시장일 것"이라며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하반기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현지 제작 작품을 통해 성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4개의 작품 가운데 연내 2개의 작품 편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엄마친구아들', '정년이' 등의 국내에서 제작한 작품 역시 해외 판매가 유력하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해외에서 판매될 여러 작품들이 남았다"며 "앞으로도 해외 유통망을 다각화하고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많은 콘텐츠를 글로벌에 공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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