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항암신약 개발사 '보로노이'가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VRN11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타그리소 등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사용 후 실패한 환자에 저용량으로 사용해 암세포가 줄었다. 또뛰어난 선택성으로 인해 높은 용량을 사용하더라도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지난 25일(미국시간기준) 미국암학회(AACR)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VRN11의 임상 1a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1a상은 2차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용량 증량을 확정하는 임상으로 이번 AACR에서는 10mg 용량에서 160mg까지 용량 증량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EGFR 비소세포성 폐암의 경우 3세대 신약까지 개발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유한양행·오스코텍의 렉라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해당 약을 투여한 이후 내성이 발생하면 마땅히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전무하다. 1세대 항암제인 백금계 항암제와 알림타를 병용하는 키모요법이 표준치료법인데 이마저도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4개월 수준에 불과하다.
얀센의 리브리반트(2중항체 표적치료제)와 키모요법의 병용으로 PFS를 6개월 수준으로 개선했으나, 그레이드3(Grade3)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이 75%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보로노이는 VRN11 1a상을 통해 2차 치료제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1~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EGFR TKI) 및 세포독성항암제(chemotherapy), 임상 중인 EGFR 경쟁약물들을 투약한 이후에도 불응한 환자를 대상으로 높은 반응률을 보인 것이다.
보로노이에 따르면 임상1a상 시작 용량인 10mg에서 이레사 등을 포함해 이전에 5번의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VRN11을 투약해 8개월 동안 간과 폐에 있던 병변이 진행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10mg에서 8개월의 PFS를 보여줬으며 80mg 이상의 환자들은 현재까지 투약 중에 있어 최소 4개월 이상의 PFS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로노이의 설명이다.
뇌전이 환자에서도 긍정적인 반응도 나타났다. 보르노이는 저용량인 40mg를 투약한 뇌전이 C797S 환자의 폐에 있던 22.2mm 병변이 2개월 투약 후, 크기가 50% 이상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뇌에 있던 10.6mm 종양은 2개월 후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로노이는 이번 임상을 통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VRN11은 이미 효능을 확인한 40mg 보다 용량을 4배 증가한 160mg에서도 약물 관련 부작용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로노이는 발표된 전체 환자에서 그레이드3의 심각한 부작용 뿐만 아니라 그레이드2 이상의 중등도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VRN11이 그만큼 선택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단백질과 정확히 결합하고, 그 외의 나머지 정상 단백질에 결합하지 않는 것을 '선택성'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항암제에 부작용이 동반하는 이유는 표적 단백질이 아닌 정상 단백질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 약물이 정상 단백질과 전혀 결합하지 않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 단백질에만 정확히 결합할 수 있다면 부작용 없이도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 개발이 가능하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VRN11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특정 세포에만 작용되는 선택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VRN11은 임상 시험 단계전부터 EGFR 외의 다른 정상 단백질에는 결합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정상 EGFR에는 결합하지 않고, 비소세포폐암의 원인이 되는 EGFR 돌연변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약물임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성이 높다는 의미는 그만큼 안전하다는 의미이고, 안전한 만큼 환자에게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며 "더 많은 용량을 사용하게 되면 항암 효과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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