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지난해에도 80억원 가까운 급여를 받으면서 '연봉킹'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국내 증시 부진으로 2년간 200억원대의 보수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금액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17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해 78억8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급여로 4억3300만원, 상여로 74억5000만원을 받았다. 인센티브만 살펴보면 그의 지난해 성과급(207억원)은 전년 대비 63.97% 감소했다. 그의 성과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배경으로는 지난해 회사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수익(매출)은 전년(1358억원)보다 61.93% 감소한 517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5억원,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5.56%, 46.27% 줄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근래 회수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회사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도 지난해 예상치를 밑돌았다"면서 "성과급 지급 규정에 따라 임원의 보수 등은 회사 경영 상황을 감안해 매년 지급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과급 지급 규정 제3조에 따르면 성과급 지급금액산정은 회수금액에서 투자금액과 기회비용을 차례로 뺀 이후 3%를 곱하는 계산식을 이용한다. 다시 말해 지난해 회사가 운용중인 투자조합을 통해 회수한 금액이 줄면서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성과보수 등도 자연스레 줄었다는 설명이다.
김제욱 부사장은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200억원을 넘는 보수를 받으며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연봉왕으로 불리고 있다. 2022년에는 급여 3억7300만원과 상여 278억8400만원을, 2023년에는 급여 4억1600만원과 상여 206억7900만원을 수여 받았다. 지난 3년간 회사가 그에게 지급한 보수는 572억원에 달한다.
김제욱 부사장에게 막대한 성과보수를 견인한 포트폴리오는 '두나무' 등이다. 그는 2016년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500억원 수준일 때 투자해 10조원 몸값 안팎일 때 지분을 매각했다. 두나무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2021년 20조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두나무 투자로 700억원에 달하는 성과보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재원으로 활용한 '에이티넘 고성장 투자조합(2030억원 규모)'은 오는 9월 청산을 앞두고 있다.
현재 그는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8600억원 규모)'의 대표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VC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해당 펀드는 지난해 회사의 관리보수 확대를 이끌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조합관리보수는 2023년 160억원에서 2024년 249억원으로 55.63%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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