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CGV
등 돌린 미래에셋, CGV 유증·회사채 주관 '불참'
③CGV 영구채 미매각에 CGI홀딩스 홍콩증시 상장 '난항'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9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미래에셋증권)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연이은 CJ CGV 투자로 어려움을 겪은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CJ CGV 유상증자에 이어 회사채 주관사단까지 연이어 불참했다. 올해 CJ대한통운·CJ제일제당 등 CJ그룹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미래에셋이지만, CJ CGV 딜 만큼은 피해가면서 리스크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 CJ CGV 영구채 떠안아 손실 입은 미래에셋

CJ CGV의 이달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주관업무는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1000억원을 인수하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1000억원 규모의 세일즈를 위해서 6곳의 증권사가 모인 것이다. CJ CGV 회사채 투자수요 모집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주요 증권사들이 총출동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주관사단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CJ CGV의 40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단독 주관했지만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230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떠안은 바 있다. 미래에셋이 CJ CGV와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이 떠안은 CB는 지난해 8월21일 이후부터 주당 2만2000원에 CJ CGV 주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 문제는 주가가 2만2000원을 넘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되면서 주가가 급락, 현재 57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미래에셋증권의 평가손실로 이어진다.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별도기준 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 CJ CGV의 CB 공정가치평가 손실도 100억원가량이 반영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투자손실, 프랑스 마중가타워 투자손실 등에 이어 CJ CGV 투자자산 평가손실까지 겹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GI홀딩스 최근 3년 매출 및 순이익(손실). (출처=증권신고서)

◆ CGI 자금 회수도 난항, 기한 연기에도 상장 어려울 듯


미래에셋과 CGV의 악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에셋증권PE는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와 함께 CJ CGV의 해외법인인 CGI홀딩스에 총 3336억원을 투자했지만 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이 중 미래에셋PE의 투자 규모는 전체 투자액의 30%인 1000억원 수준이다. CGI홀딩스의 기업가치는 코로나와 터키 외환위기 사태를 거치면서 고꾸라진 상태다.


두 기업이 엑시트 전략으로 내세웠던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도 불발됐다. 미래에셋증권PE와 MBK파트너스는 지난 9월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기한을 1년 연기하며 자금 회수에 대한 의지를 다졌지만, CGI홀딩스의 영업손실이 최근 3년간 지속되고 있어 내년에도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홍콩 메인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3개년 누적 영업이익 3000만 홍콩달러(약 58억원), 2개년 누적 기준으로는 4500만 홍콩달러(약 75억원)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CGI홀딩스의 영업손실은 최근 ▲3년 누적 286억원 ▲2년 누적 146억원 등으로 상장을 위해서는 누적 영업손실 상각에 더해 추가적인 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CGI홀딩스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이제 막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1년 내 홍콩 증시 상장 요건을 달성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미래에셋증권PE와 MBK 파트너스가 투자 시 안전장치로 삽입한 '드래그앤콜(Drag&Call)' 조항도 행사될 가능성이 낮다. 드래그앤콜은 드래그얼롱(Drag along, 동반매도권)과 콜옵션으로 구성되는데, 드래그얼롱은 법적으로 강제되지 않아 분쟁 발생 시 자금 회수가 지연될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기엔 CJ CGV의 보유 현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CJ CGV 투자 손실에도 올해 CJ대한통운·CJ제일제당의 회사채 주관사단으로 선정되는 등 CJ그룹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CJ CGV에 대해서는 지난 3분기 유상증자에 이어 이달 회사채 발행까지 참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 보유 중인 CJ CGV 채권 비중이 크다"며 "이와 함께 시장 상황과 여러 가지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의사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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