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발행어음업' 활용, 성장 전략 '승부수'
안정적인 소매 자금조달 '장점'…"초기 합병증권사에 강력한 무기"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0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우리금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향후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합병을 통한 시너지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본총계가 500억원에도 못미치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하는 이유도 우리종금과 합병하면 중형 체급의 증권사를 인수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특히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합병할 경우 종금 라이선스를 가진 증권사로 재탄생, 자기자본 규모과 무관하게 발행어음을 영위할 수 있는 증권사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이라는 초소형 증권사를 인수하게 된 배경도 결국 발행어음업을 활용한 성장 전략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유일 종금사 지켜온 이유


우리종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금업을 유지하고 있다. 다수의 종금사가 사라지는 와중에도 우리종금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금융의 증권사 M&A 로드맵의 핵심 회사이기 때문이다. 한때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회사가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룹 차원에서 IB사업의 핵심 회사로 육성해 온 덕분이다.


우리금융은 오래전부터 우리종금의 활용범에 대해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일의 종금사라는 희소성은 있지만 한 곳만 남은 종금사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떨어졌고, 그렇다고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기에 자본력 등에서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결국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절차를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합병을 통해 전통 IB 영역인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등 종금사 역할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종금을 흡수합병하면서 업계에서 자산규모 10위권 내로 급상승하는 효과를 거둔 것은 우리금융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


놓칠 수 없는 장점 '발행어음업'


무엇보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으면 발행어음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수신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종금사 발행어음은 증권사와 달리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증권사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 규모와 초대형 IB 인가 획득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종금이 증권업을 추가하게 되면 과거 메리츠종금증권과 같이 증권업과 종금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고, 자본 규모와 상관없이 발행어음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종금의 자기자본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이마저도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한 규모다. 현재 인수를 검토 중인 한국포스증권의 자기자본이 약 5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합병을 통한 자본 증가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종금업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3조원에 가까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우리종금과 증권사 합병으로 탄생하게 될 우리종금증권이 발행어음업을 무기로 빠른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안정적인 소매자금 조달원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메리트"라며 "증권사들이 업무 영역을 확대할 때 자금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는데 발행어음을 통해서 이를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비록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대상이 소형 증권사라 자본 증대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초기 성장을 돕는 데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종금사와 합병한 증권사의 경우 종금 업무 취급 기간이 10년으로 한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금융은 이 기간 최대한 발행어음을 활용해 계열 증권사를 성장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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