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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의 봄' 올까
박성민 기자
2023.12.15 08:00:22
영화관을 두드릴 수 있는 콘텐츠 생산 중요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서울의 봄' 보셨나요. 비수기에 이런 영화가 개봉해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요. 일주일만에 관람객이 200만명을 넘었거든요" 지난달 말 만난 멀티플렉스 관계자가 기대찬 목소리로 들려줬던 말이다.


서울의 봄은 현재도(13일 기준) 개봉 21일 동안 누적 관람객 736만을 넘기며 고객 몰이에 한창이다. 이런 기세라면 곧 1000만 고지를 넘어설 수도 있다. 전통적인 영화관 비수기인 11월~12월 초에 단비 같은 존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영화가 2020년 코로나19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중 흥행 'TOP 3'에 등극했으며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TOP 2' 반열에 올랐단 점이다. 2023년 서울의 봄 보다 관람객이 많았던 작품은 '범죄도시3'(1068만명)가 유일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영화관 운영이 힘들었단 뜻으로 읽힌다. 최근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 온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란 글이 확산되고 있단 점이 이를 방증하는 듯하다. 글쓴이는 "서울의 봄이 대박 나서 입장객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이 없나 하셨을 거다"며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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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J CGV, 롯데시네마의 처한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앤데믹으로 전환되면 극장에 활기가 돌아 멀티플렉스 업황이 회복되고 회사 실적이 곧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이렇다 보니 신규 시설 투자나 유지 보수, 직원 고용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익명 게시판의 글쓴이의 주장처럼 말이다.


실적이 회복되지 않다 보니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CGV는 이달 회사채와 함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병행하려 했지만, 투자수요가 모이지 않아 불발됐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2021년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상환을 위해 이달 15일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표면이자율은 기존 5.30%에서 8.10%로 2.8%포인트 상승했다.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이 1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 역시 수요예측 과정에서 모집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발생한 멀티플렉스의 가격 인상이 소비자 저항으로 연결된 점도 한몫 거들었겠다. 블록버스터가 아니라면 영화관에서 굳이 봐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제 두 달만 기다리면 극장 개봉작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만날 수 있는 시대니까.


결국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등 올해 흥행작을 마주하면 결과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체감한다. 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영화관을 두드릴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야 멀티플렉스의 부활이 결정된다. 사실 영화가 재미있으면 웃돈을 주고 봐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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