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FPCB업체, 베트남 자회사 ‘골머리’

[김진욱 기자] 연성회로기판(FPCB)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적자를 거듭하는 베트남 자회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방산업인 스마트폰의 부진 때문인데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에이치는 베트남 현지 법인인 계열회사 비에이치플렉스비나에 117억6100만원의 채무 보증을 결정했다. 2014년 말 기준 자기자본(1016억원) 대비 1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3년 9월 설립된 비에이치플렉스비나는 베트남 PCB 생산기지다. 설립된 해 2000만원 당기순손실에 이어 지난해 14억원, 올해 3분기 누적 2억5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지난해 3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171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플렉스컴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1월 베트남 현지 법인에 자기자본의 16.9%에 이르는 104억원의 채무 보증을 섰다. 플렉스컴이 2011년부터 베트남 법인에 지원한 채무 보증 잔액은 총 104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68%에 달한다. 2008년 설립된 베트남 자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2415억원, 당기순손실 128억원이다.


이처럼 베트남이 FPCB 제조업체들의 무덤이 된 이유는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의 부진 때문이다. 2007~2008년 삼성전자가 휴대폰 제조 공정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베트남 러시’가 줄을 이었다. 이후 2012~2013년 삼성 스마트폰이 급성장하면서 설비 투자를 늘렸지만, 지난해와 올해 판매가 부진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 호황기에 협력사들이 설비 투자에 많은 돈을 투입했는데,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부품 공급 과잉 상태가 됐다”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물가와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공장의 생산원가가 저렴한 만큼 실적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스컴 관계자는 28일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어려워져 해당 부문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TV를 포함해 여러 분야로 다각화를 진행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부품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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